사십이장경 - 23장-

부처님 말씀하시되 "사람이 처자와 집에 걸려있음이 감옥보다 심하니 감옥은 나올 기약이 있으나 처자의 정욕은 죽어도 오히려 달게 아는 고로 그 옥을 벗어날 날이 없나니라" 하셨다.

작은 시골 동물원에 사자를 다루는 조련사가 있었다.

그는 언제나 조그마한 자기 아내를 두려워하였다. 그의 귀가 시간이 늦을 때마다 언제나 싸움이 일어났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친구들과 함께 그 모든 것을 잊고 늦게 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아내와 가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자정이 지난 시간에 집에 들어간다면 생각해 보지 않아도 그 다음날 일어날 일이 눈앞에 훤했다. 그렇다면 어디엔가 숨어 있다가 가야겠는데 마땅히 그럴만한 장소가 떠오르지 않았다. 친구 집에 갔다가는 친구 앞에서 봉변을 당할 것이고 그렇다고 여관에 묵자니 아내가 금방 달려와 끌고 갈 것이다. 숨을 만한 장소를 발견하지 못한 그는 자기가 부리는 동물원의 사자우리로 들어갔다. 여섯 마리의 크고 사나운 사자들이 그 안에 있었지만 그는 한 사자의 등을 베개 삼아 베고는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그의 아내는 온 마을을 다 뒤졌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도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편의 일터인 동물원으로 갔다. 그의 남편은 사자우리 안에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우산으로 우리 안에 있는 그를 찌르며 외쳤다.

"이 겁쟁이야! 어서 나와, 본때를 보여주겠다."
사자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아내다.

법구경 애호품에 '애착을 지어 가지지 말라. 애착은 미움의 원인이 된다.
애착의 얽매임을 없앤 자에게는 사랑도 없고 미워 할 바도 없도다.'

또 '애욕으로 말미암아 근심이 생기고 애욕으로 말미암아 두려움이 생기네, 애욕으로 집착하는 바가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두려워하리'라고 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