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신불 사은님!

새벽 5시, 서른 세 번의 종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3회의 목탁 신호와 함께 법신불 사은님과의 하루를 여는 대화가 시작된다. 심고(心告)를 올리는 것이다. 심고란 법신불 사은전에 마음속으로 느끼고 원하는 바를 고백하며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비는 것이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아침저녁 시간에 전 교도가 함께 올리는 심고는 진리를 향한 하나의 마음이 되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만남이다. 비록 심고를 올리는 장소가 다를지라도 일체생령과 세상을 위한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의 고백은 심고를 올리는 모두를 하나로 연결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종교의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도는 심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법신불 사은님께 솔직하게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고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며, 소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은혜와 위력을 내려주도록 빌고 또 빈다는 뜻은 같은 것이다. 다만, 일정한 장소나 일정한 의례가 없이 짧은 시간에 묵상으로 올리는 경우 심고라 하고, 기도의 경우 대부분 일정한 의례를 갖추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심고와 기도를 올릴 때에는 '천지 하감지위, 부모 하감지위, 동포 응감지위, 법률 응감지위, 피은자 아무는 법신불 사은 전에 고백하옵나이다'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하게 된다. 그렇지만 반드시 이러한 형식에 구애될 필요는 없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법신불 사은님'하며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또는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정산종사께서는 "그대들은 조석심고를 올릴 때에 우주의 진리와 자신이 부합이 되어 크게 위력을 얻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서 있는가. 얼른 생각에는 마음으로 잠간 고하는 것이 무슨 위력이 있을까 싶지마는 우리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다 허공법계에 스며 드나니, 그대들은 심고할 때 뿐 아니라 언제나 마음의 움직임에 주의하며, 조석 심고를 일심으로 드리는 것이 큰 공부가 되고 큰 위력이 있음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 심고와 기도를 올릴 때에는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중요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마음을 모아 진실한 심고와 기도를 올리면 진리의 무한한 위력을 얻을 수 있음을 분명히 해 주신 것이다.

심고와 기도를 올리는 것은 법신불과의 대화이자 약속의 시간이다. 즐거울 때 괴로울 때 언제 어디서나 끊임없이 진리의 감응을 믿고 의지할 때 어떠한 순역 경계를 맞이하여도 감사와 은혜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간절하고 사심 없는 서원을 고백하고 다짐할 때 원하는 바를 이뤄가는 온전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영산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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