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사십이장경 강의 14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무엇을 생각할꼬 도를 생각하리라. 내가 무엇을 행할꼬 도를 행하리라. 내가 무엇을 말할꼬 도를 말하리라 하여 잠깐이라도 도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말지니라”하셨다.

대종사께서는 “내가 어려서 얼마동안 같이 글 배운 사람하나가 있는데 그는 공부에는 뜻이 적고 광대소리하기를 즐겨하여 책을 펴놓고도 그 소리 길을 가면서도 그 소리이더니 마침내 백발이 성성하도록 그 소리를 놓지 못하고 숨은 명창노릇 하는 것을 연전에 보았고, 나는 또 어렸을 때부터 진리방면에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여 독서에는 별로 정성이 적고 밤낮으로 생각하는 바가 현묘한 그 이치여서 이로 인하여 침식을 다 잊고 명상에 잠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그로부터 계속되는 정성이 조금도 쉬지 않은 결과 드디어 이날까지 진리생활을 하게 되었으니 이것을 두고 볼지라도 사람의 일생에 그 방향의 선택이 제일 중요한 것이며 이미 방향을 정하여 옳은데에 입각한 이상에는 사심없이 그 목적하는 바에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바로 성공의 기초가 되나니라” 사람이 옳은 방향을 정하여 수도문중에 들어와서 언제나 도를 생각하고 도를 말하고 도를 행한다면 그 사람은 필경 성공하여 도인이요 성인이요 부처일 것이다.

옛날 무명거사 한분이 끊임없는 적공을 드리다가 아들이 와서 “내일이 할아버지 제사입니다” 하니 “그러냐? 그러면 제물을 가서 준비해야지” 하고 고기점으로 가서 “고기를 좀 팔으시오. 중요한 데 쓸 것이니 기왕이면 정한 데를 주시요” 하였더니 고기 파는 사람이 칼을 고기에 꽂으며 “어느 곳이 정하고 어는 곳이 추합니까?” 하였다. 그말에 말문이 딱 막혔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렇지. 본래 추하고 정한 곳이 없는 자리, 밉고 곱고 가고 오는 것이 없는 자리인 것을” 하고 한 생각이 열리어 거기서 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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