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을 하다 보니 가장 어려운 일이 성실한 종업원을 만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해도 조금 익숙해지면 어느 듯 초심은 간데없고 분별 주착으로 자행자지한다.

한 종업원이 시도 때도 없이 큰소리로 웃고 잡담하고, 조금만 기분이 상하면 말도 하지 않는다. 모두들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일에 몰두하는데 혼자 요란하다.

동료에게 말을 시키고 농담을 하는 탓에 전체가 요란해져 버린다. 이러한 경계를 당하면 마음이 요란하고 속이 터진다.

“손님들 계신데 이처럼 큰소리로 웃고 떠들면 손님이 놀라지 않느냐 어찌 그리 주의심이 없느냐?”고 하면 금새 토라져 버린다.

아직 젊고, 제법 일도 잘해서 고민도 해보고 궁리를 해보지만 결정이 쉽지 않다. 참고 참다가 전체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만 두게 했다

일을 잘하고 건강한 것도 좋지만 반듯한 정신으로 원만하게 주위와 어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앙이 있고, 생활의 표준이 있고, 틈나는 대로 수행하는 것이 이처럼 중요하구나’, ‘만나는 모든 인연들의 한 걸음 한마디가 큰 법문이었구나’하는 것을 종업원들을 통해 다시한번 깨달았다.

비록 항마를 못하고 견성은 못했더라도, 20년 넘게 법회 참석하여 건성으로라도 일상수행의 요법을 암송하고, 일원상 서원문을 암송하고, 법문 들은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도에 맞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고, 요란해지면 경계마다 자성의 정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하고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물처럼 공기처럼 있으나 있는 것 같지 않는 이 진리를 표준으로 오늘도 경계 속에서 자성의 정을 세우는 공부를 한다. <금정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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