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장-

사십이장경 강의 15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사람이 애착과 탐욕을 품어 도를 보지 못하는 것은 비컨대 탁한 물 가운데 다섯 가지 물감을 풀어 힘대로 저어 놓으면 비록 사람이 그 물위에 다다를 지라도 능히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과 같나니 사람도 애착과 욕심이 서로 얽혀서 마음이 맑지 못한 고로 또한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또는 가마솥에 물을 붓고 끓이고 보면 그물이 펄펄 뛰어 비록 사람이 그물을 들여다볼지라도 또한 그림자가 보이지 않나니 사람의 마음 가운데에도 본래 삼독이 있어서 항상 펄펄 끓고 또는 다섯 가지 욕심이 밖을 덮어서 마침내 도를 보지 못하나니라. 그러나 사람이 만일 선지식을 가까이 하여 안으로 삼독심을 끊어버리고 밖으로 오욕경계에 물들지 아니하여 마음만 청정히 하고 보면 곧 도를 보아 혼령의 소종래와 만물의 죽고 나는 이치와 제불 국토를 다 알으리라"하셨다.

윤두수와 윤근수 두 형제는 선조때 유명한 학자이다. 두 형제가 청년시절에 동행하여 길을 가다 강을 건너게 되었다. 사공이 없는 나룻배를 장대로 짚어 건너는데 한참 가노라니 맑은 물 밑에 황금 덩어리 2개가 있어 금빛을 찬란히 띠고 있었다. 동생은 그것을 건져서 형과 나누어 가졌다. 그런데 조금 가다가 동생은 그 금덩이를 물속에 던져 버렸다. 형이 이것을 보고 “근수야! 무슨 짓이냐, 천여불수(天與不受)면 반수재앙(反受災殃)이라는데 우리형제가 가난함을 불쌍히 여기어 하늘이 주신 보배를 그렇게 버리느냐?"고 하였다. 동생이 대답하기를 “제가 수양이 부족하여 그 보배를 나누어 가진 뒤 혼자 가졌으면 좋았을 걸 하는 못된 생각이 나기에 그만 물속에 버렸으니 형님 용서하세요" 라고 하였다. 형은 “아니다. 너만이 아니라 나도 그런 마음이 일어나 그 마음을 이기려고 싸우던 중이다. 네가 잘 버렸다. 나도 버리겠다” 하고 형도 가졌던 금덩이를 물속에 던져 버리고 형제는 기쁜 마음으로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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