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자숭배

박혜훈교무의 정전강의 15

‘공도헌신자 이부사지 (公道獻身者 以父事之)', 공도에 헌신한 사람을 자기의 부모를 모시듯 하라는 뜻이다. 사요 가운데 한 조목인 공도자 숭배가 초기교서 《육대요령》에는 이렇게 명시되어 있다. 공중을 위하여 헌신 봉공한 사람을 존경하고 숭배하자는 것이 공도자 숭배의 의미이다.

초기교서의 내용을 비추어보면 존경하고 숭배하는 것은 마치 자신의 부모에게 행하듯 진심으로 그 도리를 다하라는 뜻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왜 굳이 공도자를 부모님 모시듯 하라는 것일까? 사회를 기르고 살리는 공도자의 역할이 곧 부모와 같은 것이며, 이러한 역할을 통해 우리 모두는 생활 속에서 큰 은혜를 입고 살기 때문이다.

공도자란, 말 그대로 개인의 이익보다 공중을 위하는 삶, 많은 대중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삶의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자신의 이익보다 대중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때로 지구 한편에서 굶주리고 있는 어린 아이들과 전쟁과 폭력으로 신음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또한 불우한 이웃들과 사회적 문제 상황에 분개하기도 하지만 내 몸에 난 작은 상처가 곪지 않을까 더 염려하고 내 아이가 좋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을 더 가슴 아파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공도자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자기의 이욕이나 권세를 떠나 대중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대중이 숭배해야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며, 또한 마음이 투철하게 열린 사람은 대중을 위하여 일하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여 자기의 이해를 떠나 대중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 즉 공도자에 대한 숭배의 의미를 강조하셨다.

공도자 숭배는 공도자를 숭배하자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공도정신을 직접 실천해 감으로써 더불어 잘 사는 세계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대중에게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터나 직위에 있는 사람만이 공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자리에서 사리사욕을 앞세우지 않고 우리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실천해가는 것이 바로 공도자가 되는 길이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것,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은 그 자체가 우리 모두를 살게 하지만 거짓 없이 자연스럽다.

자연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축복인가. 자연을 닮아가는 생활, 거짓 없는 생활, 함께 하는 것이 가슴 가득한 기쁨임을 잊지 않으며 세상을 바라보자.

성인들의 삶을 밑그림으로 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해가듯 오늘을 살아갈 때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은혜롭고 평화로운 낙원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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