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출석교도 6명을 600명으로 만들겠다

용호교당 정원석 교무의 교화 일기 1

▲ 서울의 성소로 지정된 강남교당 전경.
부산교구 명륜교당에서 부산교구 용호교당에 발령이 났다는 발표가 있고나서 신년하례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신년하례에서 만나는 인연 깊은 교도들마다 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교무님 이번에 용호교당으로 가신다면서요. 아이구, 어떻게 해요. 출석교도가 겨우 6명이라던데… 어쨌거나 교무님은 잘 하실거예요.”

다들 걱정스러워 하시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오히려 잘되었다. 내 실력에 교도들 많은 곳에 가서 ‘교화 망쳐놓았다’ 소리 듣지 않을 것이니 잘된 것 아니냐”는 안일한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그날 용호교당 교무님께서 교도회장님과 함께 오셔서 나에게 소개를 시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이분이 앞으로 우리 용호교당에 오실 정원석 교무님이십니다. 교구장님께서 특별히 우리 용호교당을 살리시려고 인사를 내신 것이니 인사드리세요” 하신다.

그러니 교도님들께서도 “그러지 않아도 교구장님께서 실력 있는 좋은 교무님을 보내주신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하고 말씀을 하셨다. 일이 이렇게 되니 이번에는 내가 스스로 원을 세우고 자원한 교당이 아니었기에 편안하게 맞이하려 했던 용호교당이 반드시 살려내야만 하는 교당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 하는 상황으로 다시금 교화의 원력과 성직의 자세를 되새겨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날로 “내가 꼭 용호교당을 부흥시키리라”는 사명감과 원을 세우게 되었다.

1월 9일 인수인계를 마치고 드디어 1월 13일 첫 부임법회를 보는데 출석교도 6명이라고 들었던 교당에 교무 인사 겸 구경 차 왔는지 애들 둘에 교도가 9명이나 와서 총 11명이 법회를 보았다.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원불교는 무엇 때문에 나오시나요?”하는 제목으로 준비한 설교를 시종 열정과 열정을 다해 마치 600명 대중을 앞에 두고 있는 것처럼 큰소리로 전하였다.

내용이야 ‘우리가 각자 원하는 바 원을 세워 꼭 복을 받는 종교생활을 해 봅시다’ 하는 것으로서 ‘원불교는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종교입니다. 원하는 바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하는 일체유심조의 원리를 강조한 설교였다.

그런데 다음 주 법회인 20일에 애들 3명과 나를 포함해 18명이 법회에 참석하는 이변이 생겼다.

세상에 평균 6명이 출석한다던 교당에 18명이 앉으니 법당이 비좁았다. 그리하여 나는 마음에 자신이 생겼고 새로운 원이 세워졌다. ‘내 기필코 출석교도 6명을 600명으로 만들어 보아야 하겠다. 원은 내가 세우고, 교도들이 감응하고, 진리가 감응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진인사 대천명 안 되면 한만큼 성장일 것이고, 되면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하는 서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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