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실 교도·유성교당

처음 교당에 가게 되면 우리는 보통급이 됩니다.

대산종사님께서 법위의 표준에서 말씀하시기를 "보통급은 우리가 입교하여 보통급 10계를 받고, 사종의무를 받아 잘 지켜나가는 법위의 등급"이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시작의 보통급에 사종의무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습니까.

조석 심고만 봐도 그렇습니다. 교무님께서 "조석 심고 합시다"라고 부탁하다시피 말씀을 하시지만, 조석 심고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그렇기에 조석 심고를 드리는 분들을 우러러 보는 형국이 되어 있습니다. 안하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껴 같이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조석 심고는 '모든 원불교 교도가 아침 저녁 일정한 시간에 올리기 때문에 천지의 기운이 맑아지고 평화로워지며 상생상화·상부상조의 기운이 우주에 가득하게 된다'고 나와 있는데도 많은 교도들이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교무님께서는 정해진 시간에 하지 않아도 심고만 드리면 그것으로도 좋기에 "오전 중에 하고 자기 전에 하면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기에 그것만 알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 5시, 저녁 9시 30분.

보통급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이 의무도 하지 않는 우리들은 너무나도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추석에 교당에서 법회를 보지 않는다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래서 되겠습니까. 절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우리 교당에서 1박2일로 훈련을 났을 때 그곳 교무님께서 비통해 하시며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많은 교도님들이 여러 가지로 깊이 공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힘 있는 공부를 한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도 않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는 교전에 바탕을 두고 해야 하며 본인이 아는 만큼의 범위에서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공부는 위험하며 교전에 의한 공부를 스승님 모시고 해야 합니다.

웃고 넘기기에 씁쓸한 일이 있었습니다.

상시응용주의사항 4조에 '경전 법규 연습하기를 대강 마친 사람은 의두 연마하기를 주의할 것이요'가 있습니다. 교무님께서 이 대목을 설명하시면서 "대강이 대충 대충이 아닙니다"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났습니다. 대부분 우리는 대충이라는 뜻으로 나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의 뜻이었습니다. 모르는 것보다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더 위험하다는 생각도 가졌습니다.

이렇듯 모르는 단어의 뜻도 바르게 알아야 하겠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깊은 내용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그저 글자만 읽는 공부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승님과 도반들과 같이 공부해 나가야 합니다.

"원불교 법을 공부하는 데 참으로 중요한 것은 훌륭한 스승님을 만나는 것이요, 좋은 도반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교무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는 것 만큼만 들리고, 아는 것 만큼만 보이고. 아는 것 만큼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법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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