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약촌교당 이학신 교무
의두거리 제공하는 설교
일단 〈정전〉으로 막고 품어야
〈법의문답집〉 발행도 공부에 도움

 

"요즘 법회 때 법의문답을 하는 교당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하루빨리 문답감정하고 법의문답 하는 문화가 되살아 나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출가교역자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연마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무엇보다 의두거리를 제공하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중앙교구 약촌교당 이학신 교무와의 대화내용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법회 때 손을 들고 궁금한 교리를 질문하고 대답하던 모습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아름다운 공부 풍토였는데….

최근 원기100년을 맞이하며 출가재가 교도간에 공부에 대한 갈증과 절실함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무엇을 공부 해야 할까?'라는 질문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정전위주의 성리에 중점을 두고, 실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설교에 공을 들이는 이 교무와 함께 그 해답을 찾아 보았다.

"원불교의 공부는 활용이 중요합니다. 화두와 의두를 통해 어떻게 취사했고, 그 취사의 결과를 일기에 쓰고, 감정을 받고 원리를 밝히는 과정들이 살아나야 생생한 공부가 됩니다." 이 교무는 출가재가 교도들이 앉으나 서나 '자성의 원리'와 '우주의 원리'에 대해 토론하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가교역자가 먼저 정전연마에 집중하고, 일기를 쓰며 꾸준하게 자신을 점검하는 동시에 반조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내놓을 수 있어야 공부 풍토가 조성된다고 했다.

법회의 중심이 되는 설교의 방법과 기술에 대해 이 교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질문과 대답이 있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스스로 묻고 질문하고 연마하는 과정이 설교가 되어야 합니다. 이왕 설교로 애가 터질 거면 정전을 갖고 터지자는 쪽입니다."

당장 몰라도 일주일간 파고 또 파면 나오더라는 것. 몰라도 일단 정전으로 '막고 품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묘하게 알아지고, 연마가 순숙되고, 일상이 설교 자료가 되더라고 했다.

이 교무의 컴퓨터 파일에 들어있는 설교 제목은 족히 100여개가 넘어 보였다. 하고 싶은 설교의 제목을 생각나는 대로 방을 만들어 적어놓고, 시간 나는 대로 관련된 자료를 모으는 것을 혈심으로 한다. 그 자료에 바탕해서 정전과 관련된 핵심적인 원리를 찾아내고,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그의 설교 짜는 방식이다.

이렇게 해서 이 교무가 그동안 모아놓은 설교 자료는 엄청나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매년 설교의 깊이는 다르다. 그만큼 내공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 교무는 설교시간에 이렇게 연마한 원리를 설명하고, 그 원리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숙제를 낸다고 한다. 그리고 활용한 내용을 전화, 혹은 직접 만나 문답 감정을 하고 공부의 단계를 지도한다고 했다.

이어 "교화대불공을 양적성장에 맞추기 보다는 내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조금 더디고 늦더라도 보다 근원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출가재가들이 교리공부와 실천을 놓고 서로 경쟁하고, 죽기 살기로 연마하고, 갑론을박을 통해 정신을 개벽해 가는 것이 원기100년의 과제라고 했다.

또 교도들이 연마한 내용들을 '법의문답집'으로 엮어 발행하는 것도 공부 문화 조성에 좋은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제안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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