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대안학교 합동연수가 대안교육연구소 '인농' 주최로 원광대 외국어 학습관에서 열린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인농은 2006년 결성된 이래 대안교육 및 대안학교 현장에 대한 연구를 비롯 대안학교 청소년 대동제 등 청소년 문화 교류를 위해 정성을 기울여 왔으나 처음으로 연수를 주최한 것은 앞으로의 대안학교 방향성 정립에 이정표를 그은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그 동안 대안학교별로 돌아가면서 진행했던 차원에서 벗어나 영산성지고, 원경고, 경주화랑고, 한겨레고, 성지송학중, 헌산중, 지평선중, 한겨레중학교 교사와 교무 등이 참석했고, 분과활동과 초청특강, 현장특강은 여느 해보다 풍성했다.

분과활동으로 다면적 인성검사와 애니어그램을 통한 상담과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이은 운영 및 학생지도에 대한 토론 등은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대안학교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고민과 사업구상 등이 절실하게 공유된 측면도 있다. 특히 인농 총회에서 제기된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전년도 활동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인농의 방향성 정립에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5회까지 실시한 대안학교 대동제 행사를 계속하자고 결의한 것도 소득중의 소득이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연구 활동을 활성화 하도록 대안학교 교사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인농의 취지와도 부합된다.

이 자리에서 연구 활동에 대한 예산지원 증액과 외부 전문가의 지도와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지난 10년이 대안교육의 철학과 내용이 뿌리를 내리는 기간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대안교육의 정신과 철학에 대한 근본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수에서 진행을 맡은 경주화랑고 추군호 교사는 "최근 몇 년간 입학 현황을 돌아보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안교육의 근본정신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대안학교의 위상이 높아진 것에 대한 자부심도 중요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의 변화에 맞추어가자는 경계의 목소리였다. 결국 이번 연수를 종합해 볼 때 인농이 대안교육의 정체성 확립과 현장 연구 활성화를 꾀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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