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청소년교화 새로운 전환점 찾기 위해
결식아동지원사업인 도시락 배달

지역사회에 좋은 이미지로 자리매김

오고싶은 교당 편안한 교당이 되어
교화성장 이루고 싶다.

▲ 이슬기 (동이리교당)
섬진강 줄기 따라 피어오르는 아침 물안개가 강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그 사이를 지나 곡성읍 소재지에 들어섰다.

청소년교화에 희망을 심고 있는 곡성교당.

아침 일찍 교당에 들어서니 고소한 냄새가 잔칫집에 온 느낌이다. 법당을 지나 냄새가 나는 주방에 들어서니 배은종 교무와 함께 교도들이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다.

맛있는 소시지 계란부침과 시금치나물, 멸치볶음, 김치 등 도시락 메뉴를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정성들여 만든 도시락은 결식아동들에게 전달된다.

5년 전 김도명 교무가 부임하면서 청소년교화에 대한 새로운 전환점을 찾기 위해 운영하게 된 결식아동지원사업인 도시락 배달.

"말이 도시락 배달 사업이지 이렇게라도 해서 청소년들이교당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매개체로 청소년 교화의 기틀을 준비하려고 시작했죠. 그렇지 않았으면 교당이 법회보고 난뒤 절간처럼 조용할 뻔 했지요. 처음 시작할 때에는 28인분의 도시락을 배당 받았어요. 지역에서 신뢰를 얻은 결과 현재는 1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교당에서 식사하는 학생들을 합하면 135명 분의 도시락이 배달되는 셈이지요. 요즘은 방학 중이라 더 바쁘네요."

이러한 도시락 배달은 단별로 담당한다. 매일 10여명의 교도들이 준비한다. 그중에 배달 도우미와 공부방 선생님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은 사은단·보은단·천지단 3단이 보은활동을 하는 날.

설 명절 뒤끝이라 몸이 힘들 법도 한데, 흰 위생 가운을 걸친 이들의 손 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민연구 교도의 말에서 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난다. "학생들이 우리가 해준 도시락을 맛있게 먹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힘든 줄 몰라요. 우리가 배달해준 도시락이 제일 맛있다고 학생들 끼리 얘기한데요. 그러니 즐겁죠."
▲ 이슬기 (동이리교당)
옆에 있던 김일덕 보은단장도 한마디를 건넨다.

"저희들은 7시30분이 되면 교당으로 도시락 준비하러 다 나와요. 처음에는 집안일에 소홀하다고 남편한테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미리미리 준비해 놓고 나오니 이해해줘요. 이제는 저희들이 미리미리 준비하는 공부가 다됐어요. 하하하···." 바쁜 일과 속에서도 공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럿이 같이 도시락 준비를 하니까 재미있고 즐겁다"는 서제원·강정효 교도.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 스트레스 풀기도 하고 서로 정보도 얻는 장소가 된다"는 손덕정·김시인 교도.

하루도 빠짐없이 교당에 나와 모든 것들을 점검한다는 김진규, 안홍범 교도. 오늘은 바쁜 일이 있어 못나온 한성전 봉공회장. 이처럼 교도들은 일을 하면서도 훈훈한 정을 쌓고 있다. 교당 일을 내일로 아는 이들이 있어 도시락 배달은 신이 난다.

9시30분쯤 도시락이 다 준비되자 2대의 차량에 도시락이 실린다. 차량운전은 배 교무와 김 교무를 비롯 하희진 교도 몫.

안홍범 교도는 당부하듯이 한 마디 한다. "하 선생! 반찬들이 흐트러지니까. 운전 조심히 해!" 그만큼 도시락이 소중하다는 뜻일게다.

김 교무가 직접 운행하는 1호차는 한혜심 교도가, 2호차는 유원남 님이 배달 도우미다. 이들은 집집마다 도시락을 전달 해주고 빈 도시락을 챙겨온다. 또 센터 공부방에 가는 학생들도 기다렸다 태우고 함께 간다. 김 교무는 챙겨야할 학생들은 직접 방문해서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는다.

"처음 도시락 배달을 할 때 남자교도 2명과 함께 주소와 전화번호만 가지고 28명의 학생들 집을 찾는데 고생 좀 했죠. 얼마 전에는 눈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걸린 적도 있어요." 직접 현장을 따라가 보니 협소한 골목들이며 1대의 차량이 50여 군데를 다녀야 하기 때문에 겨울철 차량운행에는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이렇게 2시간이 넘게 도시락을 전달하고 교당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점심때가 다가왔다. 방학 중에는 거의 매일 운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바쁘다.

처음 이일을 시작 할 때부터 배달을 꾸준하게 이끌어온 김진규 단장은 그 동안의 보람에 대해 이야기 한다.
▲ 이슬기 (동이리교당)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날마다 메뉴를 짜서 내 가족들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었어요. 이런 도시락을 전달할 때 아이들이 '도시락이다!' 하고 내의 바람으로 뛰어나올 때가 제일 기분 좋죠. 간혹 학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받을 땐 보람 있어요. 교무님께서 수고한다고 격려 해주실 때 피로가 싹 풀리죠."
디스크수술로 몸이 마음같이 따라주지 못한 윤선명 부회장도 한 마디를 거든다.

"김 교무님께서 교화방향을 열어 주시고 교도들이 합심합력을 해주니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죠. 교무님과 한마음이 되어준 교도들이 늘 고맙기만 합니다."

이처럼 서로 격려하고 마음공부하는 교도들의 모습속에서 곡성교당의 41년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자나 깨나 교당이 잘 되기를 염원하는 창립교도인 박정덕(88세) 원로는 "대종사님 법대로 공부하는 교도들이 되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안종덕 교도회장은 활기가 넘치는 교도들의 모습을 전한다. 안 회장은 계룡교당 안경덕 교무 오빠다. "교당에서 도시락 배달하는 사업과 지역아동센터를 하게 돼 교당도 교도도 활성화가 된 듯합니다. 이런 사업을 하고 부터는 교당도 지역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로 자리매김 했어요." 이 말속에는 김 교무가 지역아동센터까지 운영하면서 청소년교화의 저변을 확대해 나간 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은 일반교화도 결속력을 갖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교당에서 도시락 배달과 지역아동센터로 인해 교당을 찾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생들은 하루 평균 2~30명. 이들은 가족이나 다름없이 지낸다. 그러기에 학생들에게는 예절교육도 자연스럽게 지도가 된다.

아동센터장을 겸하고 있는 배 교무. "올해는 청소년 교화에 중점을 두고 센터 내에서 학생들에게 영어교실과 한문교실 등을 지도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교당 교화는 현재 옥과교당도 겸임하고 있어 어려움은 있지만 오고 싶은 교당, 편안한 교당이 되도록 노력해 교화성장을 이뤄가겠습니다."

이런 사랑을 먹고 자란 곡성지역 청소년들이 머지않아 희망의 꽃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곡성 교당이 3월 개원을 앞두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인 심청골효도의집은 현재 입소인을 받고 있는 중이라 토탈교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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