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도 갯벌 천일염은 세계명품"

보스턴 이민 생활 접고 귀향
고급 소금 생산에 정성 쏟아
김현관 대호법 손자로서 자부심

인구 3,720명. 뱃길로 15분. 백사장 길이 12km. 어장이 풍부한 곳. 이곳은 아름답고 풍요로운 섬, 임자도에 대한 설명이다.

30년 동안의 미국 보스턴 생활을 접고 신안군 임자면 대기리에서 천일염 생산에 정성을 쏟고 있는 김창덕(법명 장원·66) 교도도 이런 임자도를 자랑스러워 한다.

한인회 고문단 의장을 역임하는 등 폭넓은 대외활동을 접고 이곳에서 정착한지 만 5년이 된 셈이다. 그가 은산 김현관 대호법의 뒤를 이어 염전사업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수계농원을 기반으로 한 육영사업회를 통해 전무출신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인 은산 대호법의 숨결이 남아 있는 거실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집 근처에 있는 염전으로 향했다. 그는 염전 옆 길을 걸으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듯 했다.

"이곳은 할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곳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염전을 만들기 위해 바다를 막았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길게 꼬리를 물고 펼쳐져 있는 염전(198,000㎡)을 쳐다보는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과 소금 생산에 애정이 있다는 뜻이다.

소금이 생산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자상하기만 하다.

"바닷물을 침전하는 저수지를 거쳐 들어온 웃물이 제1,2증발지를 거친후 결정지에서 소금을 수확합니다. 염전 바닥에 깔려있는 옹기조각과 장판도 깨끗한 소금을 얻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그의 설명을 듣다보니 소금의 염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옹기조각과 타일에 이어 장판으로 이어오는 과정을 보면서 시대의 변화를 체감했다.

이것이 비단 소금생산에만 해당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염전 주위를 어느 정도 둘러 본후 근처에 있던 소금 창고 문을 열었다. 앞쪽에 쌓여있는 소금자루에는 갯벌 천일염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자연 그대로의 바람과 햇볕으로 생산하고 숙성시킨 맛있고 깨끗한 소금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그만큼 품질이 좋다는 의미다.

"소금은 4∼10월에 생산됩니다. 봄과 가을에 생산되는 소금은 약간 쓴맛이 있으나 5∼7월에 생산되는 여름 소금은 뒷맛에서 단맛이 납니다. 한 마디로 고급소금인 셈이지요. 그러나 이제는 소금이 자유업이 되다보니 중국, 인도 등에서 소금이 수입이 되고 있어요. 앞으로 살길은 소금을 명품화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왜 이 말을 강조하는지. 그가 점심식사를 하면서 뉴욕타임즈에 소개된 글을 읽어주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세계명품 소금인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과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비롯 한국의 죽염을 만드는 천일염에 관한 내용이었다. 갯벌이 들어간 천일염을 강조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게랑드 천일염보다 미네랄이 많다는 것이 연구에서 증명 되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 속에는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신안군에 대한 자부심도 포함되어 있다. 금년부터 신안군이 염전특구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여 부인인 이소봉 여사(65)가 오븐에서 정성껏 구은 비스코 티(비스켓 종류)와 구수한 커피를 마시면서 청소년기에 접한 원불교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중학교때 목포교당에서 이정무 교무님으로부터 한문공부를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때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중앙총부도 방문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한국에 올때 보스턴에 교당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워했지요."

그의 이야기가 무르익을 때쯤 잠시 거실로 나오니 은산 대호법의 법훈증과 유화로 그려진 초상화가 걸려있음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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