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한 13년 노하우 뿌리 내려"

완도는 자연 체험 중심, 진도는 해양 중심
지도자들에게 과감한 투자, 투명한 경영
나, 우리, 자연을 느끼는 프로그램에 정성

완도청소년수련원 돌담길을 따라 입구에 들어서자 동백꽃이 완연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동백군락이 이루어진 곳이니 만큼 시선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긴 시간을 이어온 여행의 피로를 잊게 만들었다.

군외면 불목리에 위치한 이곳에서 수련원장인 서종명 교무의 안내로 주변을 둘러 보았다. 동백꽃을 쳐다보며 걷는 길이니 만큼 운치가 있었다.

16만 5천㎡에 이르는 부지에는 천지·부모·동포·법률마을이, 근처 저수지 주변에는 최신 시설을 갖춘 야영장이 펼쳐져 있었다. 주변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완도군 청소년야영장 조성계획에 따라 이뤄진 사업입니다. 앞으로 수련원의 방향은 역사와 전통을 최대한 살리고 현대적인 프로그램을 적절히 조화시켜 청소년들의 체험활동에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 수련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13년째 삼동청소년회와 함께 생활을 해 온 만큼 청소년의 요구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미 그는 10년째 진도청소년수련관장을 겸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는 완도청소년수련원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사)삼동청소년회 산하 단체인 완도청소년수련원이 청소년단체 등록 1호인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1989년 1월 완도청소년수련원을 시작으로 진도청소년수련관, 둥지골수련원, 배내청소년훈련원, 광주 동구 청소년수련관, 금곡청소년수련관, 대전 대덕청소년수련관, 전북 완산청소년 문화의집, 서울 유스호스텔, 서울 망우청소년수련관, 부산 북구청소년 문화의집, 계룡시 청소년지원센터, 연천군 청소년지원센터, 전북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열린 만큼 종갓집인 셈이다.

"수련원이 이곳에서부터 출발한 만큼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련원의 부가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죠"

그는 이를 위해 지도자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최고의 대우를 한다. 결국 이들 지도자가 최고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수련원에서 지도자가 생명입니다. 지도자들이 잘하면 자연 환경도 멋있고 음식맛도 더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도자의 느낌이 다르니 단골들이 생겨납니다. 지도자를 최고로 대접하면 학생들이 최고로 만족하게 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만족이 곧 홍보입니다."

그는 지도자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한다. 아끼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도자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급여에도 최고의 대우를 해주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그 영향이 학생들에게 미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지도자가 재미 있어야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지도자가 상담역할을 병행하고 있어요. 지도자가 따뜻하게 대하면 학생들이 다가오게 되어 있습니다. 팬클럽이 형성된 지도자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발언을 했다. 이곳 프로그램을 100% 바꿨다는 점도 강조했다. 프로그램을 위해 2억을 투자했다. 전문특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도입된 산악바이크(ATV)와 레저 카누 및 파워보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신감과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자연체험활동을 위해서는 오리엔티어링과 야생초 체험·다도·천연염색을, 모험체험활동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정글짐·야간 추적활동 등이 있다. 또한 심성개발과 전통문화, 놀이활동 등을 통해 우리 것을 체험하고 나, 우리, 자연을 느끼고 하나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그는 이곳 완도청소년수련원을 베이스캠프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축척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가 중심의 수련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두명이 빠져도 훈련 프로그램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면 공백이 생겨도 메꾸어 질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수련원도 시스템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려움이 따릅니다. 책임자가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챙겨야 조직이 살아나고 시스템이 원활히 가동됩니다. 이와 함께 경제관리가 투명하고 지도자들이 경영과 계획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북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보상이 필수입니다."

그가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다는 점이다.

"완도는 자연 체험중심으로, 진도는 해양중심으로 방향을 잡고 있지만 이들 두 단체에 대해 지도자 교류와 프로그램을 공유 및 공동연수를 하고 있어요. 홍보를 위해서도 완도와 진도의 직원들이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서로 메꾸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에따라 인력을 20%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것도 시스템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삼동청소년회 상임이사인 그는 삼동청소년회 시스템과 관련, 완도청소년수련원과 진도청소년수련관을 비롯 건립 예정인 익산 유스호스텔, 전북 영상미디어센터에 대해서 직영체제로 나아갈 방향을 잡고 있다.

"삼동청소년회가 처음 목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동아리를 활성화 시켜 청소년 교화와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해야죠. 다시 말하면 삼동청소년회는 동아리를 만들어 교당을 지원해 주고 교당은 삼동청소년회를 통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직접교화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연관시켜 교당 청소년 교화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일어나는 교화보다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무들의 역할도 1/10로 줄여 역량있는 재가 지도자들이 청소년 전담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인터뷰를 마친 후 다시 한번 그를 비롯 박성기 소남훈련원장과 장성일 교무와 함께 대강당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이 자리를 3층 건물인 소남기념관으로 꾸며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소남훈련원 일원만불도량 돌비석 뒤에 자리잡은 조실을 쳐다보며 대산종사 체험관을 꾸며보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 대산종사의 향수가 그리운 교도들에게 숙박 체험장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의 염원에서 대산종사의 숙승업진봉의 노래가 들려오는 듯 했다.

'숙겁에 쉬어가는 스님네들 스님네들 / 삼세 업장이 다 쉬었으니 개운하리 / 다실랑 짓지 말고 깨끗하게 / 다실랑 짓지 말고 깨끗하게.'

이곳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발길을 돌려 청해진 다원에서 발효차 한 잔을 마시니 여행의 피로가 씻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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