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의 시작은 자신을 바로 보는 것, 안암교당 화요공부방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인 조현기자(사진)가 10일 안암교당 화요공부방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기자라는 배경 때문에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강의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는 이웃주민들과 가볍게 대화하듯 강의를 술술 풀어 나갔다.

"앗따, 그림 실력들이 상당하시네요."

조 기자가 공부방 참석자들이 그린 부처님 그림들을 들어 보이며 한 마디 하자 법당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그러나 웃음이 멈추기도 전에 "이 그림 안의 부처님이 진짜 부처냐"는 그의 질문은 다시금 사색의 세계로 끌어 당겼다.

사람들은 누구나 관념적 상을 갖고 살아간다. 특히 지식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상에 사로 잡혀 살아간다. 조현 기자는 "이러한 상들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닭 울음소리와 한국의 닭 울음소리가 특별히 다르지 않지만 미국사람과 한국사람은 그 소리를 서로 다르게 표현한다. 자신의 관념 속의 소리와 실제 소리가 다르지만(별개이지만)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들으려고 생각도 하지 않고, 들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 모든 행동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에 바탕 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그는 "'상을 없애라, 번뇌를 없애라'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과감히 말한다. 그리고 "생각이 없다면 생명이 없는 돌과 나무와 다를 게 없다"며, "무상과 무아를 얘기하기 전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상과 유아를 제대로 알자"고 강조한다.

또, 인과에서 같은 인이 있더라도 우리가 마음의 상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지차가 된 다. 그러니 자신의 삶 속에 어떤 상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고, '어떤 상을 갖고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유아와 자아에 대한 존중감과 신뢰를 갖고 있으며, 불행한 사람은 자아에 대한 존중감과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의를 이어나가던 조 기자는 다시 대중들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자기 자신 아닌가요?"

"모두 무아로 없앨 것이 아니라, 나의 유아 상대방의 유아도 모두 부처고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하자"는 그의 말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그는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마음공부를 통해 이 자리에 있는 내가 지금 이곳에서 '나'라는 부처를 찾아 가길 바란다"는 당부와 바람으로 이 날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안암교당은 정례법회와 더불어 매주 화요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방에서는 김제원 교무의 설법과 명사 초청강연과 더불어 청년회원들이 스스로 강연하는 등 교리와 시사적 문제를 아우르는 공부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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