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우리는 밤에 혼자 있을 때 간혹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사회적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경제·사회적으로, 혹은 물리적 현상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자기의 일에 대한 비판들에 두려움을 느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가장 강하고 뚜렷이 느끼는 두려움이요 공포다.

일체에 실체적 아(我) 즉, 자성(自性)이 없음을 간파하고 나면 이런 두려움들이 없어진다. 여기서 일(一)이란 나를 말하고, 체(切)란 나 아닌 모든 것을 지칭하니 곧 나도 없고 나 아닌 객관의 모든 것들이 실제(實際)로 있는 실재(實在)가 아닌 비실재(非實在)라는 말이다.

이것이 반야심경의 첫 귀절부터 이무소득고 까지의 내용이다.

없는 것을 있다고 계탁(計度)하니 이것이 곧, 망상(妄想)이요 번뇌다. 이 망상 중에서 그 정도가 가장 강하고 무서운 것이 곧, '나'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무명의 업식이 일으킨 헛것을 나라고 굳게 집착하여 내 몸, 내 명예, 내 가족, 내 재산 등이 실제로 있는 실재(實在)라고 생각한 것이니 몽상(夢想)이요 망상(妄想)인 것이다.

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통하여 일체가 비실재(非實在) 즉, 꿈(夢)이요, 환상(幻)이요, 물거품(泡)이요, 그림자(影)임을 깨달으면 걸림이 있을리 없고 따라서 두려움이 있을 리 없다. 이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것이 원리전도몽상이며 마침내 참 평안인 열반을 얻는 것이다.

대종사님께선 진리를 능이성유상(能以成有常)하고 능이성무상(能以成無常)하다 하시고 보는 관점에 따라 혹은 유상으로 혹은 무상으로 무량세계를 전개하고 있음을 깨우쳐 주셨다.

이 세계를 현상적 입장에서 보면 항상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무상(無常)이지만 본원으로서의 전체적 입장에서 보면 상주불멸로 여여자연한 유상(有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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