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제 일체고 진실불허(能除一切苦 眞實不虛). 능히 일체의 고를 제거하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나니···.

반야바라밀다에 의하여 현상을 조견해 버리면 일체가 모두 비어 실체적 아(我) 즉, 자성(自性)이 없는 줄을 알게 될 것이며 동시에 유무를 초월한 자리를 알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반야바라밀다가 부처님의 진실한 말씀인 진언인 까닭이며 크게 신비하고 크게 밝으며 위없이 높고 견줄 바 없는 주문인 까닭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색(色)과 공(空)의 관계를 양자물리학적 접근이 아니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자기세계 전개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하였다.

갈애(渴愛)의 무명업식(無明,行,識)이 명색과 육입처와 촉·수·애·취·유를 거쳐 생, 노사의 윤회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 중생은 어차피 일체유심조에 의한 현상이라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니 각자가 자기세계의 조물주인 것이 확실하다.

사람들이 무시무종인 이 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태초의 시점과 창조와 그리고 창조주를 삽입·매개함으로써 무시광겁에 대한 이해를 포기하고 이 세계에 시작과 종말을 부여함으로써 일원상의 진리로 전개된 진공묘유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현상을 꿈인 줄을 알면 상독로(常獨露)한 그 자리가 드러나는 것이니 다만 꿈인 줄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현상을 여읜 다른 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진리의 실상은 늘 공으로서 하나이며 진공묘유의 조화가 무시광겁을 통하여 은현자재하는 것이니 본원 없는 현상도 있을 수 없지만 현상 없는 본원도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일원상 진리의 속성이니 따라서 무상한 현상의 세계도 일원의 세계요 유상한 본질의 세계도 일원상의 진리가 전개된 세계인 것이다.(정전 일원상 서원문)

그리하여 이 일원상으로 교리의 근원을 삼아 우리 공부인으로 하여금 이를 신앙케하고, 이를 연구케하고, 이를 수행케 하시었으니 곧 계단을 초월하여 쉽게 대도에 들게 하고 깊은 이치를 드러내어 바로 사물에 활용케 하심이다.(정산종사법어 원리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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