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두루 화하게 하는 평등의 법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곳이 홍콩입니다"라는 말을 해 준 교도가 있었다. 아무리 홍콩의 행정장관이라 할지라도 서류상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통과 되는 일이 없고, 아무리 거지라고 해도 서류상 조건을 갖추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 말은 누구에게든지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말이었다. 우리나라도 더디기는 하지만 분명 모두에게 기회를 평등하게 주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소태산대종사가 처음 법을 펴실 때에는 이미 평등의 법을 내셨다. 세계균등의 원리인 사요를 신앙하게 하고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재가출가를 막론하고 도인이 나면 여래로 받들 수 있는 것이다. 자격을 갖추면 누구나 스승으로 받들게 되어 있는 것이다. 조건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됨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평등의 법이 대중들의 마음을 화하게 하는 것이다.

대산종사님 법문에 이런 말씀이 있다. 제자들이 대종사님의 생신을 따로 모셔드리려 하자 대종사님께서 "선천시대 같이 혼자만 추대받는 시대는 지났다" 하시며 후에 제사도 따로 지낼 것이 없이 모두 공동생일과 공동제사로 지내도록 하셨다. 이에 대각개교절과 6·1대재를 통해 공동으로 모시게 했다는 것이다. 대종사님도 당신 생신을 따로 받지 않으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스승님들이 당신 생일에 어디 출장 가버린다든지 잠시 자리를 비운다든지 하여 혼자 생일 회갑을 받으시는 것을 피하시는 일들을 어렵지 않게 보았다. 대종사님도, 선진님들도 혼자는 받지 않으셨던 생일과 회갑을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가?

대종사님과 선진님들이 왜 그리하셨을까? 특별하게 대접받지 않고 대중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여 교단 구성원이 두루 화할 수 있는 그런 교단을 만들어 오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사회에서는 차별이 많음으로 인해서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부와 가난, 권력과 비권력, 도시와 농촌···. 이런 양극화의 현상은 서로 불신풍조를 만연하게 하여 공동체 사회를 무너지게 만드는 아주 무서운 일이다.

일찍이 소태산대종사님께서는 교법으로, 제도로 이런 병폐를 미연에 방지하여 모든 사람이 두루 화하게 살 수 있도록 지도하셨다. 우리는 대종사님의 그 경륜을 받들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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