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폭넓고 종합적인 독서의 장

원불교신문은
교단사의 충직한 이야기꾼
교도라면 매주 신문은 꼭 읽어야…

모든 생활이 첨단으로 되어 가고 있는 현대 문명 속에서도 신문만큼은 잉크냄새 맡으며 넘겨보는 맛이 제격이라 여기는 사람.
30년 넘게 온갖 신문을 스크랩해 놓은 영등교당 정양덕(69) 교도를 본사 창간 40주년을 맞아 만났다.

정 교도의 경우엔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신문기사에서 공부거리도 찾고 자료도 얻는다. 대화거리도 모아둔 스크랩을 뒤져서 찾는다.

"기자들이 시간을 다투며 발로 뛰고 온몸을 던져서 모아온 기사거리는 가슴 뭉클한 사은의 은혜입니다. 안방에서 손쉽게 받아보는 신문이지만 그 안에는 가장 폭 넓고 종합적인 독서의 장이지요."

'기자들의 수고로움 덕분으로 안방에서 편안하게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알 수 있으니 좋다'며 말문을 연 정 교도는 젊은 시절부터 읽고 쓰기를 좋아했다. 그런 그가 원기65년 김대승·김호덕 부부 교도의 연원으로 영등교당에 입교한 이후 〈원불교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일간지 등에 원불교와 관련된 내용만 보이면 무조건 스크랩을 시작했다. 그렇게 모아둔 스크랩뭉치가 수백 권에 달한다.

"신문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시차를 초월한 역사성이 있고, 우리의 교단사며 교단의 선후진 인물까지 고루 들어있어요. 이뿐만이 아니예요. 극적인 순간을 포착한 교단의 중요한 사진에서는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자비훈풍의 표정이 살아있는 경산종법사님의 성안이 담긴 신문에서는 종법사님의 숨소리도 들리는 듯 실감이 났어요.이보다 더 좋은 독서의 장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그는 사설이나 칼럼 또는 독자들의 제언과 기고 등을 스크랩해 두면 얼마 후에 좋은 책이 한 권씩 된단다. 이렇게 스크랩한 진귀한 도서가 늘어나는 것도 신문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기쁨이라고 밝혔다.

"사설과 칼럼을 통해서는 생각의 폭을 키울 수 있어요. 여러 사람의 의견도 들을 수 있으니 형성되는 여론도 알 수 있어요. 스크랩에는 책의 향기를 읽을 수 있는 도서 안내까지 자세히 나와 있어서 취향에 맞는책을 골라서 볼 수도 있지요."

그는 영상매체를 선호하는 까닭으로 인해 종이책을 읽기 보다는 인터넷을 비롯한 대중매체에 흥미를 갖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더욱이 신문을 모아두거나 스크랩하여 모아두는 이들이 드문점에 대해 애석해 하기도 했다.

"제가 신문을 스크랩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어요. 그냥 좋아서 하는 거예요. 얼마 전에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아둔 신문스크랩을 팔라는 사람도 있었지요. 하지만 돈을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어서 일언지하에 거절했어요."

칠순을 바라보는 그에게 신문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거듭 읽을 수 있는 거리다. 신문 스크랩은 세월이 흐른 뒤라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는 쉽게 펼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영상매체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에게 있어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숨어 있는 보물1호가 된 것이다.

간혹 스크랩을 하느라 도려낸 종이부스러기 때문에 식구들로부터 듣는 잔소리는 이런 기쁨에 비하면 별거 아니라며 "충직한 이야기꾼, 신심과 공심, 공부심을 진작시킬 수 있는 신문, 교화현장을 발 빠르게 전해주는 신문입니다. 원불교신문이 걸어온 고난과 역경의 세월만큼 이제 독자들의 귀와 눈을 열어 주고 세상을 열어 주는 여명의 빛이 될 책임이 남았습니다. 또한 우리 교도 한사람이 원불교신문 1부씩은 읽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할 텐데요."

본지는 '온갖 상식과 지식이 다 들어 있어도 독자에게 교만하지 않고, 무례하지 않으며 한쪽으로 편중하지 않는다'는 그의 마지막 말은 긴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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