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통오달의 교법이어라

교의품은 일원상을 위시한 원불교 교리의 대체적인 내용으로 정전 교의편의 부연말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1장의 말씀은 오히려 시대의 특성과 교법의 포부를 드러내신 총서편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말씀이다.

모든 종교의 시원이 되는 성자께서는 '모든 동포가 고해 중에 들게 되는(동포 보은의 결과)' 때를 따라서 이 세상에 출현하신다. 그러므로 당시의 시대가 갖는 과제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가르침(교법)을 펴시게 될 것이다.

즉, 모든 종교의 교법은 세상을 바르게 하고 생령을 이롭게 하고자 하신 목적은 같지만 그 가르침의 주체나 내용은 그 시대의 특성이 반영되어서 서로 다르다.

과거시대의 교법은 그 주체가 시대와 지역을 따라 서로 달랐다. 대표적인 예로 유·불·선 3교를 말씀해 주셨다. 그러나 앞으로는 과거와 같이 일부만 가지고는 널리 세상을 구원하지 못한다고 하셨다. 왜 그럴까? 앞으로의 시대는 어떤 특성을 가졌기에 그럴까?

개교의 동기에서 힌트를 얻어 보자.

'현하~'의 시대는 물질이 극도로 발전하여 그야말로 개벽을 이루는 시대이다. 물질의 개벽은 전 지구를 하나의 마을로 엮어버렸다.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져서 오늘 서울의 경제 변화가 내일 지구 정 반대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이다. 갈수록 지역과 시대의 구분이 없이 두루 통하는 교법이어야만 할 것이다.

오랜 시간 느린 템포로 변화해 왔던 과거에는 아무래도 각 지역과 시대의 특성에 맞는 교법이어야 가능했으리라.

그래서 대종사께서는 유·불·선 3교의 종지만이 아니라 천하의 모든 법까지도 다 한마음에 회통할 수 있도록 교법을 만드셨다. 모든 종교의 교리를 수양 연구 취사의 삼학으로 흡수 수용하여 일원화하고 영과 육, 이와 사까지 쌍전하고 병행하여 사통오달의 교법이 되게 하심을 천명하셨다.

그러므로 누구든 대종사님의 교법대로만 공부하면 천하 모든 법의 본의와 핵심과 주소를 확연히 갈파할 수 있으리라.

혹여 이 말씀을 교법의 높고 낮음으로 분별할 것이 염려되셨을까?

대산종사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우리의 교법이 과거 성자들의 가르침보다 더 좋아서가 아니란다. 진리는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옛날 목수는 초가나 기와집 밖에 짓지 못했으나 요즘 건축가는 몇 십 층 빌딩도 짓는 것과 같이 예수님 공자님 부처님도 지금 나오시면 시대를 따라서 이렇게 교법을 만드셨을 것이다.'(법문 3집 수행 57)

<성지송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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