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각 대학 교수와 일부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나섰다.

현 시국이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할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사법부와 검찰, 경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고, 언론 자유 및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포용적인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자성의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정부의 국정쇄신을 강력하게 바라고 있는 것이다.

사회원로와 종교계에서도 잇따라 시국선언문을 냈다. "현 정부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바로잡고 국정을 일대 혁신해 국민이 주인 되는 건강한 나라를 만들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원로들은 "현 정부는 도처에서 민주주의를 짓밟고 역사의 퇴물인 냉전적 이념을 끄집어내 갈등과 대결의 시대를 만들고 있다"면서 "경찰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으며 경찰력이 없으면 정권 자체가 유지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논객들은 "우리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문제에 오래 머물지 말자"고 한다. 그의 죽음이 아무리 애석하고 애통해도 그는 '과거'이고 지금 우리 앞에는 너무나 무겁고 어렵고 또 무서운 '오늘'과 '내일'의 문제가 놓여 있으며,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한 말의 깊은 뜻이 거기에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또한, 극히 일부에 불과한 교수들의 의견일 뿐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최고의 지성이라는 대학교수들이 정작 위기의 남북 문제에는 눈감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정산종사는 8·15 해방 직후 <건국론>에 쓰시기를 "건국 정신의 첫째는 마음의 단결"이라고 전제하고 마음의 단결을 위해 타파해야 할 장벽으로 '지방성과 파벌 관념에 집착하여 대동(大同)의 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 '남의 작은 허물을 적발하고 사사 혐의와 묵은 원한을 생각하여 널리 포용하는 아량이 없는 것' 등을 말씀하셨다. 해방 65년이 지난 오늘의 시국에도 적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하여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서로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단결의 책임을 남에게 미루고 각자의 마음에는 반성이 없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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