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신앙과 수행이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기도생활은 에너지의 원천
일과 속에 유념공부 취사

지하철 금정역에서 만난 안양교당 최재인(59) 교도. 그의 차안에는 원음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는 원음방송 애청자이기도 하다. 화성시 봉답읍에 있는 회사에 출퇴근을 하는 동안 원음방송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안양교당으로 가는 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교당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 방향지시등을 켜자 목탁소리가 나직히 들린다. 빠르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다. 적당한 간격으로 울린다.

"여담인지 몰라도 방향지시등 까지 목탁소리를 내고 있으니 흐뭇합니다. 저 혼자 생각이 아니라 제 아이들도 이 차를 타면 목탁소리가 난다고 그래요. 차를 구입한지 4년동안 한 번도 접촉사고가 없었어요. 아침에 출근 할때나 원거리 운전할 일이 있으면 차내에서 기도를 합니다. 이 차도 아마 저와 기도를 같이 한 관계로 특신급 정도는 돼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는 차 속에서도 독경을 하는 완실한 신앙인이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원불교 홈페이지를 열람한다.

오늘의 법문과 법어명상을 듣고 유념속에서 취사할 것을 다짐한다. 저녁시간은 부인인 안정선(59)교도와 함께 기도로 마무리 한다. 이처럼 기도 생활은 그에게 있어서 에너지의 원천과 같다.

"저녁기도는 교단 불보살들의 발전과 교당 및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도생활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의 기도생활은 첫 손녀인 예린이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손녀는 기도시간만 되면 목탁을 잡고 앉아 있을 정도다. 이로인해 무종교인 맏 며느리도 법회에 참석하는 인연이 됐다.

"아무리 저희 며느리라 하여도 법회출석을 강요하지 않았어요. 부인도 저에게 심고를 올리자고만 이야기 했지 별다른 내색이 없었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아들 내외는 2주일에 한번씩 찾아와 저녁기도도 함께 하고 법회에도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법회 출석 또한 생명처럼 여기고 있다. 5년전 은행 지점장을 그만둔 후 직장을 구할때 법회를 볼수 있는 곳을 찾았다. 주위 인연들의 혼사가 있을 때도 사전에 전화로 축하인사를 하고 법회에 참석했다. 가끔 있는 해외 출장도 주중으로 조정하는 열성을 보였다.

"법회는 정신을 깨우치고 생활 반조를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교도님들의 얼굴을 봐야 마음이 편해지니 법회는 빠질수 없는 것입니다."

그는 법회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법회시작 전에는 어김없이 성가지도를 하고 있다. 6년동안 지속되어온 일이다. 한때 교구원음합창단 단원이었던 그의 지도에 따라 교도들의 목소리는 틀이 잡혔다. 그럼에도 집에서의 연습은 기본. 피드백은 부인의 몫이다.

"법회 시작 전에 3∼4곡을 부릅니다. 성가 속에는 진리가 갊아 있으므로 성가를 부르면 마음도 밝아집니다. 성가를 생활 속에서 열심히 부르는 것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도 봅니다. 법문을 들으면 내용들이 속속 귀에 들어오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1장부터 차례로 부른 성가가 현재 7번째입니다"

현재 교화기획분과장으로 교당 공부분위기를 이끄는 그는 교도들로부터 생활면과 신앙·수행적인 면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것도 기도와 법회가 기본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법강항마위에 승급됐다.

"제가 이렇게 되기까지 어머니의 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회상으로 인도해 주신 어머님께서 신앙과 수행면에서 본보기가 되어 주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여러 출가 교무님들께서도 지금도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지원을 해 주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이 회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다른 교도님들의 기준이 되고 교도 한 사람이라도 진급이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후 금정역으로 가는 그의 차안에서 다시 원음방송과 목탁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정성스러움이 교당 교도들의 가슴 속에 자리하기를 거듭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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