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성업 위한 성지순례!

성자의 혼 찾는 성지순례
근원성지에서 자신성업의 자세와 주인의식 길러
옛 명성 잇는 교화대불공

▲ 성지순례를 마친 황대원 ·송은성 교무를 비롯한 젊은 교도들과 어린이 학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장맛비에 더 곱디 고운 초록 바다가 된 영산성지의 정관평 들녘. 보은강의 홍련과 백련은 수줍은 듯 연밥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 옆에는 연홍색과 연노랑의 수련이 자태를 뽐내며 순례객들을 맞이했다.

이러한 영산성지에서 대종사와 구인선진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자신성업을 위한 목적으로 긴 시간을 마다 않고 이곳을 찾은 서울교구 원남교당 젊은 교도들(남4, 5단, 여13, 14단)과 어린이·학생들은 마음낙을 누렸다..

이들은 '성자의 혼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성지순례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로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 많이 참석했다. 그래서 이번 순례는 그 의미가 더 크다. 장시간 지친 기색도 없이 여장을 푼 후 젊은 교도들은 황대원 교무와 함께 성지순례를 실시했다. 어린이·학생들은 송은성 교무와 예비교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황 교무는 이번 성지순례 의미에 대해 "원기100년을 앞두고 젊은 교도들에게 자신성업의 자세와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며 "그 출발점을 근원성지인 영산에서부터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순례에 앞서 이경옥 원불교영산사무소장은 주제 강의에서 "영산은 대종사님께서 자신성업을 이루신 곳이요, 새 종교의 모범을 보이신 곳이며, 교화를 하기 위한 자격증을 따신 곳이다"고 정의 한 후 "원기100년 자신의 성업을 위해 어디만큼 어떤 공부를 할 것인가를 점검해보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강의를 들으면서 성지에 대한 새로운 마음이 살아나는 듯 했다.

이정도 4단 단장은 사회를 보면서 "이번 순례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는데 삶의 길잡이가 되도록 하자"며 이 소장이 '원남교당은 영산을 사랑하는 '영촌회'라는 회원들이 있어 영산성지와 인연이 있는 교당'이라고 앞서 말한 부분을 언급했다. 이 교도는 이어 "우리 젊은 세대들은 '영생도록 영산을 사랑하는 회원들이 되자'"고 말해 주인의식이 싹 터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영산사무소 김형진 교무의 안내로 영산원을 시작으로 정관평 등 영산성지의 곳곳을 다니면서 성자의 혼을 체 받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근원성지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한편 원기100년을 앞두고 자신이 해야 할 두렷한 목표의식을 갖게 된 교도들의 눈빛은 달라 보였다.

정성곤 교도도 "성자의 혼을 체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성지순례에 임했다"며 "젊은 교도들이 함께하니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지 곳곳을 안내 받으면서 "이렇게 순례하는 시간은 처음"이라면서 "성지가 새롭게 다가왔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한가롭게 성지를 순례하면서 대종사님과 구인 선진들의 삶을 느끼면서 자신성업에 대한 서원이 뭉쳐지고 있었다.

성지순례의 정점은 저녁식사 후 서원의식과 산상서원기도에서 이뤄졌다. 오후8시부터 학생들은 삼밭재에서 젊은 교도들은 대각전에서 정전108배와 기원문 작성시간을 가졌다.

특히 젊은 교도들은 촛불로 밝힌 대각전에서 들뜬 마음을 가라 앉히고 정전108배의 음악과 함께 그동안 삶에 찌든 마음을 참회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누구하나 흐트러짐 없이 합장하고 엎드린 그들의 모습은 간절했다. 10여분이 지났을까 참회정진하고 있는 그들의 마음을 진리께서 감응이라도 하듯 갑자기 쏟아지는 세찬 빗줄기는 신·구·의로 지은 모든 죄업들을 씻어 내려주는 듯했다.

108배가 끝나고 원기100년을 앞두고 자신성업을 위해 어떤 마음으로 표준을 잡고 신행하면서 거듭날 것인가를 진리전에 다짐하는 기원문을 작성했다. 기원문 작성을 마친 그들은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갔다. 구인 선진들이 그랬듯이 비장한 각오로 중앙봉에 올랐다. 창생을 위한 구인선진들의 기도정성 만큼이나 그들의 기도 또한 간절했다. 기도가 끝나고 내려오기가 싫을 정도로 기쁨이 넘쳐 보였다. 이들의 오롯한 순례체험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새벽 5시30분, 삼밭재에 오른 젊은 교도들은 산상기도를 했다. 이 자리에는 전날 같은 시간 삼밭재에 올라 기원의식을 하며 정진의 밤을 보낸 15명의 학생들이 함께했다. 이렇게 짧은 1박2일간의 성지순례 체험을 마친 이들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이인용(중1) 학생은 "가벼운 산인 줄 알고 슬리퍼를 신고서 삼밭재를 올랐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정전108배하고 기원의식을 가진 후 모두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이번 순례가 어떠했냐는 질문에 이선국 교도는 "환상적이었다. 경전을 통해서만 알던 것을 성지에서 직접 선진님들께서 해 놓으신 그때의 느낌을 생각하면서 체험하게 되어 너무 기뻤다"며 "이 느낌들을 잘 간직해서 삶 속에서 나누어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성원 5단 단장은 "체 받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진정한 불제자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되새겨 보도록 하겠다"고 즐거워했다.

부부가 단장이고 3대가 일원가족인 14단 단장인 강진형 교도는 "식어가는 기도심을 다시 챙기는 기연이 되었다"며 "앞으로 교당과 교단의 주인으로 살 수 있도록 다짐하고 1일1선을 행하는 생활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중앙봉에서 기원문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은 것처럼 잊은 마음 되찾아 정진하겠다"는 지연정 13단 단장. "중앙봉에서 올린 기원문처럼 항상 넉넉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는 서원경 교도. "가벼운 마음으로 순례에 임했는데 운명적으로 올 곳을 왔다는 느낌을 가져 행복하다"고 말한 이정신 교도. 이들의 성지순례 체험은 기쁨 충만 그대로였다.

황 교무는 "소중한 체험으로 주인의식이 싹트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어 이번 성지순례가 교당 교화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원동력은 원로 교도들과 중진 교도들의 배려에서 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당에서는 윤대원 교무가 일반법회 시간을 선정진법회로 진행했다.

성지순례를 통해 기도일념에 사무친 원남교당 교도들.
교당의 옛 명성에 묻히기 보다 교화대불공의 교당 교화비전을 수립해 교화에 대한 열정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러한 교화의 열정은 매주 진행되는 수요공부방과 1년에 3번의 정기훈련으로 공부하는 교당, 행복한 교당을 가꾸며 거듭나고 있다.

원남교당은 젊은 교도들이 교당의 주인이요, 교단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뜻은 7월21일 법회에서도 드러났다. 원기100년을 앞두고 법인절에 맞춰 비전 선포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교화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법회 후에도 교화특위 위원들은 바쁘다. 그들은 교당을 모두 산부처님 만드는 도량으로, 도시인의 정신을 일깨우는 공간으로 가꾸겠다는 서원이 뭉쳐져 있다.

김윤성 교도회장은 "교당교화 비전으로 '대도시 교화의 표본 교당, 서울교화의 중심축' 이라는 비전을 세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3개 분야로 구분해 '가족교화, 이웃교화, 사회교화'를 목표로 이를 원만히 추진할 수 있도록 이동헌 교화발전위원장과 홍도관 건축추진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최고의 회장단을 구성해 직능별 재능을 집약시켜 가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행복한 마음공부의 도량을 꿈꾸며 인적교화와 더불어 시설도 함께 따른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렇게 전 교도가 교화대불공으로 교화열정이 넘치니 머지않아 서울교화의 중심으로 우뚝 설 원남교당의 미래가 한 없이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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