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당의  소박한 꿈,   밖으로 미래로 사회로 세계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의 장
서둘지 않고 초심으로 교화
청소년교화의 모델을 꿈꿔

▲ 봉황이 일원의 진리 소식을 전하는 내용의 소박한 꿈을 담은 컨셉으로 교당을 건축했다.

긴 장마가 끝나자 무더운 폭염에 제철 만난 매미들이 은행나무가지에 매달려 요란한 소리로 동네를 들썩이며 이방인을 맞이한다. 교당에 들어서니 신축한지 얼마 안됐다는 듯이 앞마당엔 맷돌을 이용한 디딤돌과 그 사이에 돋아난 잔디들이 곱기만 하다. 군데군데 큰 고무 통에 연을 심어 얘깃거리를 만들며 정갈한 법향이 가득하게 해놓은 대전충남교구 추부교당.

"봉황새 한 마리가 일원의 소식을 전하는 내용의 소박한 꿈을 담아 밖으로·미래로·사회로·세계로 향하는 컨셉으로 교당을 신축했다"고 말하며 입가에 기쁨의 미소가 가득 묻어있는 이인성 교무.

"모두가 사은님의 은혜로 기적 같이 불사가 이뤄진 것 같습니다. 대종사님의 회상창립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교무는 "최근 교당 앞과 주위에 문화의 집이 신축됐고, 공공도서관과 보건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교당으로 만들고자 주변 조경과 외벽에도 신경을 좀 더 쓰게 되었다"며 교당을 안내했다.

교당은 950.4㎡(288평)의 부지에 건축면적 247.5㎡로 1층에는 법당과 생활관이 구성 되어있다. 특히 외벽은 화강암 포천석으로 마감재를 사용해 주위의 건물에 뒤지지 않게 한껏 품격을 높였다. 법당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고풍스런 전통 문으로 만들어 창살의 멋스러움이 법당내부의 시설과 어울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뤘다.

법신불일원상은 주위를 다양한 조명으로 돋보이게 처리했고, 불단 좌측에는 영모실을 만들어 개인위패 40여 기를 모실 수 있게 했다. 우측에는 방송실, 법당엔 빔 프로젝트도 설치했다. 특히 법당 후면 강사전용의 52인치 벽걸이 TV이와 무선 헤드마이크를 설치하는 등 이 교무가 방송설비와 영상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해 훈련장의 면모를 갖추었음이 역력했다. 법당 바닥은 기름보일러를 깔아 겨울훈련에 대비했고, 생활공간과 분리해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는 심야전기로 설치했다. 옥상은 미래를 위해 증축을 할 수 있도록 허가도 내 놓았다. 또 주방과 응접실, 교무 생활관, 남·여화장실, 창고 등이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 신축된 법당 모습.

야외에는 지역민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 등을 고려해 야외용 스피커와 투광기도 설치해 야간행사도 가능하게 준비해 놓아 지역민과 소통의 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추부교당은 지난 2월26일 기공식을 시작해 7월23일에 준공허가 까지 마쳤다. 총공사비는 설계와 철거에서 각종 비품까지 2억7천여 만원이 소요됐다.

교당 교화 4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창립 당시 활발했던 교화가 10여 년 넘게 활성화를 가지지 못했다. 일반교도들은 노령화 되어 현재 출석교도 15명 내외와 교화단 인원은 50여 명이다.

이 교무는 당시 교당상황을 "부임해서 이렇게 초라한 교당을 나오시는 교도님들이 '너무나 대단하신 분들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미래교화를 위해선 반드시 교당신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신축하게 된 동기를 말했다.

이후 이 교무는 계룡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상담사로 2년간을 근무 하면서 월급을 모아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이외에도 홍삼 등을 판매했다. 이런 이 교무의 노력을 본 교도들도 십시일반으로 건축금을 모았다. 할머니 교도들은 밭에서 깻잎을 따다가 판 수익금을 불사에 헌공했고 교도들은 적은 금액이나마 뜻을 함께 했다.

▲ 옛모습의 교당 앞에서 교도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

그러나 3년째가 되자 이 교무는 교구 사무국장으로 이임을 하는 상황이 되었고, 정세완 교무가 부임하게 되었지만 정 교무 또한 얼마 후 광주전남교구 사무국장으로 이임을 하게 되어 교당교화에 어려움이 따랐다.

추부교당은 당시 교정원 교화부의 정책과 교구 정책에 따라 금산·제원·추부교당을 통합운영 할 계획이었으나 통합운영도 이뤄지지 못했고, 주임교무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교구장과 상의해 이 교무가 교구사무국장 겸 교당 교무로 교당을 운영하는 상황이 됐다. 이 교무가 교당을 겸직 하면서 멈췄던 건축문제도 다시 추진됐다.

"당시에는 출장교화에 맞게 조립식으로 법당과 생활관, 식당을 겸한 소박한 교당을 신축해 출장교화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죠."

그러나 이 교무는 우연한 기회에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남대전교당 이배원 교도회장과의 만남에서 교당 신축에 따른 대화를 하다 이 교도회장으로부터 "교화를 목적으로 신축을 계획한다면 그래도 규모 있는 교당을 지어야 하지 않겠냐"라는 조언과 함께 자금에 따른 이야기가 나왔다. 이 교무가 "1억원 정도의 예산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이 교도는 "교당에서 1억원 정도를 마련하면 나머지 1억원을 지원하겠으니 해보라"는 뜻밖의 제안을 받아 건축문제가 해결되고 탄력을 받으면서 신축에 이르게 되었다.

"전국에서 많은 재가출가교도들의 정성과 사연을 가진 헌공금으로 이 거룩한 불사를 했는데 그 보답은 성공적인 교화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것이죠."

김혜봉 대전충남교구장은 "이 교무가 교구사무국장 겸 교당 교무로 교당을 운영하는데 교구에서 큰 도움도 못줬는데 신축까지 하게 되어 고생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이 교무가 구상하고 있는 청소년 교화성장 모델케이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무는 청소년교화의 출발을 교당 준공기념으로 교구 '어린이 여름훈련'을 실시해 9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해 훈련도량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한중근(호적명 송희·변호사) 교도회장은 "이제는 교당 신축과 더불어 교당 주위에 공공도서관과 추부문화의 집 등 각 시설물들이 들어섬으로써 이와 연계한 청소년교화에도 전망이 밝기 때문에 전 교도들과 합심해 교당 교화가 활성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교무는 교화비전도 세웠다. 서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공부와 훈련에 총력을 기울일 셈이다.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특히 청소년교화에서는 원기100년까지 연간 10명씩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충남대 교우회와 카이스트 학생교도들이 함께해 학습을 지도해 줄 계획이다. 이 계획은 학원이 없는 추부지역에 큰 호응을 얻게 될 것이다. 특히 교당 옆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청소년교화에 중요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부지역에는 중부대학교가 자리해 있는 것이 교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서울교구 서초교당 장동우(공과대) 교도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어 동아리방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으로 리더십 에니어그램, 춤 명상, 7080세대를 위한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추부교당은 농촌교화의 또 다른 모델로 떠오를 전망이다.

9월26일에 봉불을 예정하고 있는 추부교당.

이 교무의 교화열정과 신념으로 지역교화와 더불어 마음공부하는 청소년들이 북적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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