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로 회자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는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는 여러 번의 죽을 고비와 해외를 떠도는 고난 중에서도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사투를 벌였다. 이러한 굴곡 많고 파란만장한 과정을 겪은 끝에 취임한 후에도 그토록 그를 괴롭혔던 사람들을 용서했다. 이런 마음씀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사를 통해 볼때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적(政勣)들은 감옥을 드나드는 과정을 겪었지 않은가. 그는 용서의 표본을 보인 것이다.

경산종법사는 23일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천도 기원식에서 "정적을 감정으로 해결 하지 않은 대단히 관용이 많으신 분이다"고 평했다.

외환위기 상태에서 취임한 그는 국가의 환란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 지도자였다. 국민의 잠재력을 결집시키는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예상보다 빨리 IMF 차입금을 상환했다. 또한 2000년 6월13일 평양을 방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산종법사는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햇볕정책을 펴신 분이다"며 "남북의 물꼬와 평화의 물꼬를 열었다"고 평했다.

남북통일과 관련, 김 전 대통령과 교단의 인연이 깊다. 대산종사는 평화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남북 통일을 위해 중직·중화·중도로써 해야 한다"며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산종사가 화두로 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는 그에게 있어서 사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활동 등의 결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것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념과 지역의 갈등을 넘어선 대화합을 이뤄낸 생애였다. 국가와 세계적으로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이처럼 교단도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준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실현하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동서화합과 남북교류를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비록 노 전 대통령 서거 때와 이번 국장을 통해 원불교 종교의식을 무사히 마쳤지만 종교간, 지역간해소를 위해 가일층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재가 출가 교도들이 가져야 할 지도자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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