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명 교도/대전교당
몇해전 신문에 성 테레사 수녀가 그의 신부에게 보낸 고백편지가 공개되었다. 내용인즉 테레사 수녀가 신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고백이다.

나도 간혹 수십년간 독실한 신앙을 해온 분들로부터 신의 존재를 회의하는 고백을 들을 때가 있다.

인류는 유신론과 유물론의 대결로 20세기에 큰 홍역을 치렀고 아직도 세계 도처에서 갈등을 빗고 있다. 과연 신은 죽은 것일까? 또는 애초에 없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 분일까? 나는 신(진리=하느님)은 과거 현재 미래에도 영원히 살아서 이 세상을 주제하고 계신다고 믿는다.

첫째 우주는 성주괴공의 법칙의 질서속에 호리의 착오도 없이 움직이고 있다.

둘째 모든 생물은 생로병사의 질서속에 지배를 받고 있으며 셋째 모든 생물은 심신작용(몸과 마음을 어떻게 짓고 쓰느냐)에 따라 호리도 틀림이 없이 상응한 보응을 받으며 산다.

위와같이 모두가 심은대로 거두게 하시는 분은 누구일까? 누가 있어서 이렇게 신령스럽게 알고 보응을 하는 것일까? 이는 분명히 이 우주만유를 총섭하는 신령스러운 진리(신=하느님)가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유럽에서는 여호와 야훼 또는 하나님 아랍에서는 알라 동양에서는 부처님 또는 천지신명이라고 부르고 이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한 신이 아닐까? 어디에 따로 계시는 인격화된 '신'의 존재는 인정하지 아니하고 우주 만유에 관통하며 존재하는 신령한 진리(신=하느님)께서 이 우주를 총섭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다만 특정 장소에 사람 모양을 한 의인화된 신이 아닌 진리, 신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특정의 인격신으로 계신다면 유럽신 중동신 동양신 등으로 편이 갈리고 그 밑에는 특정 신의 부대가 형성되고 세력을 이루되 서로 믿을 것이며 인류는 한 집안이 될 수도 없고 전쟁터가 될 것이며 이는 종교를 창시한 성인들의 본의가 아닐 것이다.

과거와 같이 세계가 막혀 있을 때는 세계가 교류가 거의 없어서 유럽신 아랍신 등 양신을 따로따로 모시고 살아도 큰 분쟁이 적었으나 이제는 지구촌이 세계화 되어 각 대륙사람이 서로 섞여 사니 도저히 평화가 유지될 수도 없고 늘 싸울 것이며 이는 성인들의 본의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불교전서> 총서편 제2장에 '세계의 모든 종교도 그 근본되는 원리는 본래 하나이나, ~중략~ 모든 종교와 종파의 근본원리를 알지못하는 소치라. 이 어찌 제불법성의 본의시리요" 하였다.
또한 무색투명한 빛은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파장의 길이에 따라 각각 다른 색깔로 나타난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무형의 초월적 진리가 각기 다른역사와 문화의 프리즘을 거치면서 다양한 세계종교의 형태를 낸 것이다. 결국 우주의 궁극적 진리는 하나인데 그에 대한 표현과 형식이 다를 뿐이다.

모든 성인들이 종교를 창시할 때 인류가 평화하고 화합하고 행복하자고 하셨을 것이다. 그 뜻을 제쳐두고 서로 배척하고 싸운다면 참제자는 아닐 것이다.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세상은 한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를 힘껏 외쳐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