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오직 마음의 자유 얻는 것
교무님 만나 속깊은 마음공부로 부자유 극복
부처같은 그의 마음 계속 유지해 나가야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찾아가는 쉼터가 있는가.

그곳에 가면 마치 어머님의 품처럼 포근하고 안락하며 잃어버린 자아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공간. 교당을 그런 쉼터로 삼고 있는 서청주 교당 윤서정(46) 교도를 만났다.

입교한지 3년 만에 특신급에 올랐고, 지난 3년간 공식적으로만 교당에 나온 횟수가 무려 400여일이 훌쩍 넘는다는 그와 마음공부 이야기를 나눴다.

"제 바람은 오직 마음의 자유를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 며칠 성리품 12장에 화두가 걸렸어요. 대종사님께서 '그 물을 낱낱이 되어 보았으며 고기 수도 낱낱이 헤어 보았노니 그대도 혹 그 수를 알겠는가'라고 하셨는데 좀처럼 이해가 안되네요."

입교 초부터 인터넷카페 '행복한 서청주'를 통해 짬짬이 사경과 교리공부를 해온 그는 이제 웬만한 교전 문장은 핵심어와 느낌을 요약 정리할 정도가 되었다.

"교당을 나오기 전까지 항상 소심하고 나약한 존재로만 알고 살았어요. 평생 마음을 붙잡고 있던 이런 부자유에서 벗어난 것은 교무님을 만나 속깊은 마음공부를 한 후 부터예요. 가식으로 똘똘 뭉쳐 있던 상을 놓고 보니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네요.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달라 보여요."

빠른 시일에 이렇게 확 달라질 수 있기까지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 교무님이 한번 해 보라는 것은 어떤 의심도 갖지 않고 무조건 따랐다.

"처음 만덕산훈련원에 갔어요. 양제승 원로교무의 '일원상의 강의'는 어려웠지만 교도들에게 왜 훈련이 필요한 것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특히 만덕산 훈련원의 좋은 기운 속에서 혼자 눈길을 걸었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어요.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을 원 없이 쏟았더니 속이 다 후련하더군요."

이후 그는 교당훈련은 말할 것도 없고 삼동원 훈련, 권도갑교무의 부부훈련 등을 일부러 연차까지 써가며 쫓아다녔다. 그의 이런 변화 가운데 실질적 소득이라면 가족관계이다.

"결혼하고 줄곧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실지불공의 법문을 듣는 순간 시어머니가 친정어머니는 될 수 없고 며느리가 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나니 어머니께 더 잘하게 되고 남편도 아들도 달라보였어요."

현재 흥덕보건소 가정방문 간호사인 그는 요즘 직장에서 표정이 밝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며 또 한 번 환하게 웃는다.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어렵고 힘든 환경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예전에는 감정조절이 안 되어 힘들었어요. 그런데 필요 이상의 감정을 조절하게 되었고 객관적인 눈이 생겼어요. 단순한 동정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난 걱정과 온전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이야기를 해주다 보니 내가 방문하면 굉장히 좋아해요."

그에게 마음공부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를 '서청주 교당의 숨은 보배'라고 소개한 장명주 교무는 "입교 연수는 짧지만 매사가 정성스러워 많은 공덕을 짓고 있습니다. 그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존 교도들은 더 분발하고 신입교도들에게는 모범이 되어 교당의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며 칭찬이 대단했다.

요즘 그의 조석심고에는 일찍이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늘었다고 한다. "앞으로 원불교가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서청주교당에 교도들이 많이 불어나서 단합하고 화합하여 충북교화를 이끌어갈 수 있었으면 해요."

초심은 불심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 작심한 마음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선하기 때문에 이런 부처같은 그의 마음을 계속 유지해나가는 일이 인간에게는 무척이나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때론 힘든 경계가 닥치더라도 잘 쌓은 법력으로 이겨내는 동시에 그의 초심이 그대로 아름답게 지켜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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