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Religions Future and Multicultural Family

현대 한국 사회는 다문화가정의 양산과 함께 다문화주의 사회로 몰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다종교 다문화 다인종의 공존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게 만든다.

종교는 사회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할 때에 살아있는 종교가 되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 근대화 이후로 진행된 세속화와 함께 사회적 가치관이 더 우세해진 현대 사회 속에서 한국의 종교들은 대중의 고통에 동참하고 인간 존중과 종교 융합을 한 전통 정신을 계승하여서 다문화가정을 매개로 하여 한국의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다문화가정이 겪는 고통은 성고(聖苦)가 되어서 한국과 세계를 하나의 거대인류공동체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성고에 한국 종교들이 기꺼이 동참하고 정부나 교단 차원의 보조나 지원이나 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주의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지금은 혼란과 위기의 때이면서 동시에 한국종교들의 잠재 능력을 드러낼 기회이다.

종교의 발흥

종교들의 출현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약자보호 사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신분 차별 철폐, 남녀 평등, 빈부 해소, 인권 존중 등으로 압축되었다. 종교들의 발흥 배경이 이와 같이 유사하거나 동일하다는 것은 곧 종교들의 공존이나 미래의 종교문화도 이를 따르면 가능함을 시사해 준다. 즉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종교간의 알력이나 갈등이나 투쟁 등은 이런 종교의 근본정신으로 회귀하여야 극복이 되고, 모든 종교들이 추구해 온 거대 인류 공동체의 구현이 가능해 질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즉 종교는 그 시대의 아픔과 고통이 있는 곳이나 사람을 찾아가야 하고, 그들을 위하는 문화를 공유하는 데서 종교간 공존이 가능해 질 수 있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다문화가정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정은 신분 차별, 남녀 불평등, 빈부 심화 인권 사각지대 등에 놓여 있으며, 동시에 세계화를 향하는 접촉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종교들은 이들을 주목하고, 이들을 위하고, 이들을 활용함으로써 한국적 종교로서의 역할 수행과 세계화에 기여하는 세계적 종교로서의 사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

한국은 현재 노동 기피, 농어촌 출신과의 결혼 기피, '출산율 저하'와 함께 국제결혼 가정의 증가가 가져 올 '다문화주의 수용'이라는 몇 가지 과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따라서 이런 새 양상의 변화에 따른 문제들을 우리들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농촌에는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결혼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문화가 다른 한국으로 이주하여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 이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다양하고 심각하다.
직장에서의 차별, 경제적 빈곤, 가정 내 폭력, 자녀 학습 지도의 어려움, 소외, 고독, 향수, 무시, 냉대, 한국 언어와 문화의 무지, 고부간 갈등 등이 있다. 직장 차별의 경우, '직장에서 신분증을 압수당한 경험', '직장에서 폭행당한 경험', '식당이나 가게에서 불친절을 당한 경험', '식당이나 가게에서 이유없이 무시당하거나 욕설을 받은 경험', '직장에서 구금을 당한 경험', '야간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한 경험', '직장에서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경험', '직장에서 임금 체불 경험', '직장에서 산재 발생시에 자신이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경험'등이 주를 이룬다.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다문화 가정 이해'에 의하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과 함께 있으면 어색한 감정을 느낀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즉 한국 청소년들이 "친구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친구가 되고 싶지 않다", "왠지 거부감을 느껴서 피하게 된다" 등의 감정을 갖는다.

한국 종교 미래와 다문화 가정

다문화 가정은 '한국 현대사회 속의 고통받는 계층'이다.

특히 종교는 '신(하늘, 이법, 도)-인간-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거대인류공동체를 지향하기에 미래를 향도하는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못하게 되면 죽은 종교가 되고 만다. 살아있는 종교가 아닌 죽은 종교는 사장될 수 밖에 없다.

자국에서 파생하거나 유입된 여러 종교들은 산 종교로서 생명운동에 앞장서 왔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문화가정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앞으로 한국 종교들이 함께 해야 할 일들을 고찰해 본다.

첫째, 한국 종교들의 인간 존중 사상의 전통을 계승하여 다문화가정들을 한민족으로 수용하여 그들에게 자유와 해방과 존엄성을 부여하며, 그들로 하여금 종교들이 추구해 온 다문화주의, 세계주의, 거대인류대가족사회의 주체임을 선언한다.

둘째, 한국 종교들이 갖는 종교 융합 사상을 구현하여 다문화가정을 통하여 유입되는 다종교들을 수용하여 다문화-다종교-다인종 가치체계를 다문화가정에서 통전시켜서 조화와 화합의 모델로 성장시킨다.

셋째, 그들이 겪는 고통은 성스러운 가정 창출과 이상세계로 향하는 성고(聖苦)이며, 한민족을 거대한 다문화가정으로 개혁하기 위한 의식 융합 작용을 일으키는 맹아(萌芽)인 것을 깨닫게 돕는다. 그 고통을 종교 출현이나 종교간 만남이나

넷째, 한국 종교들의 보국안민 전통을 이어받아서 다문화가정을 한국 안보와 세계 평화의 교두보로 연결한다.

한일 다문화가정은 한일간 민족 감정 극복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여, 한국에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게 되어 다문화주의 국가가 될수록 한반도 안보 문제는 세계 시민의 안보 의식으로 직결되어 북한의 남침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남북 긴장 관계 완화, 한일간 민족 감정 극복을 비롯하여 다국가간 장벽 제거에 이바지 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민간 외교관으로서, 이상세계의 선민(選民)이요 성민(聖民)의 자격을 인위적 및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그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것에 비례하여 인류 공생 체계 실현은 앞당겨진다.

다섯째, 종교가 경제적 자립 운동을 펼쳐서 민중의 고통 극복에 앞섰던 정신을 계승하여 다문화가정을 활용하여 국익을 창출하는 지혜를 발휘한다.
실제로 다문화가정은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경제적 교류를 증대시켜 이익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개혁하여 그들을 국익 창출의 담지자로 인도한다.

여섯째, 종교박물관을 건립하여 세계종교와 한국 종교의 역사나 내용들을 알게 한다. 종교에 대한 이해를 통해 미래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에 기여한다.

일곱째, 한국 종교들이 신문화 창조에 앞선 전통을 이어받아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신교육문화 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외국인 어머니의 문맹 탈출을 돕고 자녀의 학교 적응을 도우며, 한국 문화와 세계문화를 동시에 습득하게 하고, 그런 경험 속에서 이상세계 문화가 솟아나게 한다. 정부 차원에서 행하고 있지만 종교적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여덟째,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계시종교와 이법종교의 구별은 매력없는 주제이고, '참종교'(True Religion)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주요한 관심사이다.
참종교라는 단어가 미래형 종교의 기준이 될 것이다.

아홉째, 종교간 교류(학생, 성직자, 신도, 학자 등)를 비롯하여 '종교간 결혼식'(Inter Religious Marriage)을 실행하여 다문화주의 시대를 개혁시키는 주체적 역량을 드러내어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다문화국가를 지향해야 하기에 단일민족 가치체계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다문화가정을 권장하는 것에는 부정적 생각을 가지는 양가(兩價) 감정(ambivalence)을 나타내었다.

새 문화 창조 의식을 가진 사람만이 다문화가정의 겪는 성고(聖苦)를 뛰어넘어서 성성(聖性)의 보편화에 동참할 수 있기에 종교들이 이런 의식을 가진 신도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종교들이 창교자들이 보여준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서 다문화가정 양산(量産)에 앞장서서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양가 감정을 개혁시키고 이상세계로 향한 거룩한 행진을 선점(先占)해야 할 것이다.

열 번째, 정부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서 한국의 다른 종교 신도들의 다문화 가정 형성, 또는 한국과 외국의 다른 종교들과의 다문화 가정 만들기나 자매결연 맺기 운동을 주도하고, 이에 수반되는 적정한 비용을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방안을 강구한다.

결혼 업체보다 앞서서 종교가 다문화가정 형성에 이바지 하고, 한류 문화나 세계화 문화 흐름을 주도함으로써 사회 속의 종교적 기능을 향상시킨다.

종교는 이론적 가르침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삶의 현장에서 고통당하는 백성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구해주는 사역을 담당할 때에 참종교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인류가 만든 결혼 제도는 서로 다른 이질적인 사람과 문화를 묶는 좋은 것이므로 이를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국 종교들이 다문화가정 형성에 적극 동참하고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 및 교단 및 교단 차원의 지원을 받도록 제도적 보완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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