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11 : 원불교에서는 기독교의 교리가 전혀 잘못 되었다고 보는 것입니까?

답 : 전혀 아닙니다. 원불교에서는 불교, 기독교 뿐 아니라 유교, 이슬람교까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원리는 한가지인데 다만 표현 방법상의 차이로 보는 대승적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삼동 윤리라고 하며 동원도리, 동기연계, 동척사업으로 표현합니다. 이 세상 모든 종교가 한 근원 한 이치라 한 울안 한 이치에 한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악이 소멸되고 선만이 존재하는 참낙원을 건설하자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예를 들면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려는 생각은 동일한데 다만 한쪽은 남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고 또 한쪽은 동쪽 길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초창기에 우리 교당에 목사 한 분이 대종사를 찾아 오셔서 원불교로 개종하겠다는 말씀을 하고 허락을 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소태산대종사께서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목사가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 자체가 나의 원불교 사업을 하는 것이라는 말로 설득한 적이 있습니다.

원불교에서는 기독교와 같이 편 가르기를 절대로 하지 않으며 기독교도를 이교도로 차별하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잘못하여 팔에 멍이 들었다고 합시다. 치료법은 무엇일까요. 뜨거운 물로 찜질을 할 수도 있고 얼음찜질을 할 수도 있고 안티플라민을 바를 수도 있고 달걀로 문지를 수도 있습니다. 아마추어들이 보면 전혀 다른 치료법이지만 프로들이 보면 원리는 하나, 피를 돌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뜨거운 찜질을 하면 뇌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잘못하면 팔을 데겠구나. 빨리 열을 식혀야겠다'고 생각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서 피를 돌리면 멍이 낫겠지요. 얼음찜질을 하면 반대로 열을 높이기 위해서 피를 돌리고 안티플라민을 바르면 이제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피를 돌리고 달걀로 문지르면 아예 피를 돌리기 때문에 낫게 되는 것이지요. 방법은 달라도 피를 돌린다는 면에서는 동원도리지요. 동원도리 이야기 하나 더 할까요. 기독교에서는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하는 말을 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원불교에서 쓰는 진공묘유와 거의 같은 의미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지만 가난한 것이 무슨 복이 있겠습니까? 마음을 비우면 행복이 온다는 의미겠지요 아니면 진실로 구하면 얻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것은 진공묘유 참으로 비우면 이상하게도 있게 된다는 의미와 상통하지요.

석가모니가 왕자의 자리마저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석가촌만의 왕이 아니라 동서고금에서 우러러보는 석가세존이 되는 이치와 같지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무주상 보시가 최고의 덕목인 것을 가르치는 원불교의 교리와 같은 것이지요.

윤광일 교수 /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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