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聖 澤 (호적명 永斗)

 지난 3월19일 조간신문 보도를 보고 너무나도 깜짝 놀랐다. 북한 식량사정의 어려움은 이미 널리 알려져온 일이지마는 식량재고가 두어달 후인 5월말경에는 바닥이 나며, 최근 신의주 지역에서는 굶어죽는 어린이들이 속출하여 어린이들의 시체가 길가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의주에는 길거리마다 비닐에 덮혀 있거나 트럭의 짐칸에 쌓여있는 어린이들의 시체더미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죽은 어린이의 부모들은 기아와 추위로 먼저 죽었는데 이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하여 중국과 가까운 신의주로 몰려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사는 몇년전 부터 가뭄과 전쟁으로 폐허화되었던 아프리카 르완다 등지의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인데 비록 정치적으로는 아직도 적성국이 분명하지마는 머지않아 통일되어야 할, 한민족이 분명한 북한의 최근 소식이다.
 지난 3월17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러한 실정에 있는 북한에 식량을 원조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정서에 서명했고 27일에는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북한동포에게 「옥수수보내기운동」에 나섰다. 마침 정부에서도 28일 민간단체의 대북 식량지원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하였다. 옛말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다. 현재 북한의 급박한 실정을 보면 식량지원이 곧 민족애요 통일로 가는 길이며 결국 교화의 복음으로 가는 큰 길이라 본다.
 6개 종단과 20개 시민단체에서 북한에 보내고자하는 옥수수 1만톤 값이 17억원이라 한다. 1인당 하루 배급량이 350g이라 하니 이를 자세히 계산하여 보면 옥수수 1Kg값이 170원이 된다. 즉 우리돈 170원이면 3인이 하루를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1700원이면 30인이 하루를 먹고 1인은 한달을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다. 또 우리돈 4천원이면 국수 90그릇 값이 된다니 1인이 한달을 먹고 살 수 있는 돈이다. 이렇게 자세히 계산하고 보면 북한주민의 기아 문제는 우리가 조금만 관심갖고 합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침 교정원 교화부에서도 북한에 물자지원과 세미나 개최계획 등을 발표(원불교신문 3월28일자)하였다. 위에서 본 것처럼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등은 꼭 큰 돈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조그마한 정성이 수십명을 굶주림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우리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민족동질성 회복의 길이요 평화통일로 가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우리도 60년대까지만해도 지금 북한이 겪고 있는 것처럼 춘궁기, 또는 보리고개라 하여 배고픈 시기를 겪었다. 어려운 때 세정 알아준 고마움이 쉽게 잊혀지겠는가.
 교단적으로 다른 어려운 일도 있겠지마는 민족동질성 회복과 평화통일을 위하여 북한주민의 배고픈 고통을 이해하고 돕기위한 절약, 절식(예를 들면 일요일 아침 안먹고 성금내기 등)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교무·원광대 교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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