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세계불교도대회(WㆍFㆍB)가 常夏의 나라인 ‘말레이지아’의 수도 ‘쿠알라룸풀’에서 열리게되어 나는 원불교를 대표해서 다른 불교종단의 대표 5명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단의 일원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귀국도중 월여에 걸쳐 싱가폴, 타이, 필리핀, 대만, 홍콩과 일본을 들려 그들 나라의 종교현황과 고등교육기간을 살펴보았다.

이는 앞으로의 우리의 할 일과 나의 할 일에 보다 넓고 깊고 그리고 멀리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안목을 넓히자는데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이었는데 오늘 펜을 들고 생각하니 주객이 전도되는 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귀국해서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보고강연회를 가졌고, 또 원고 청탁을 두군데서 받고 보니 보고하기 위한 외국행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이다.

떠나기 전에 이런 원고청탁을 받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면서 그곳에서 보고 느낀 점을 간추려 보기로 한다.

(1) WㆍFㆍB 대회

이 대회는 1950년에 씰론의 콜롬보 불교청년회관에서 제1차 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 격년제로 대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2차대회 때부터(일본) 대표가 참가하였는데 이번 제9차대회 대표는 불교측의 김동익(동국대학총장) 박완일(불교신도회 사무총장) 정명식(불교청년회대표) 이한상(대한불교신문사장) 서정길(여, 불교관음회이사)씨와 원불교를 대표한 나와 6명이었다.

일본 ‘하네다’공항을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홍콩을 거쳐 ‘쿠알라룸풀’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0분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려 문을 여는 순간 숨이 콱 막힌다. 듣던대로 더위의 나라를 온 것이 되어 있었음을 다시 생각게 한다. 우리나라의 삼복더위보다 더한 것 같다. 불어주는 바람이 시원한게 아니라 오히려 더웁기만 하다. 바람은 더욱 더운 기운을 안겨줄 뿐이다.

공항에는 우리들을 환영하기 위한 프랭카드가 쉽게 눈에 뜨인다. 나는 바로 대회장인 ‘말레이시아 유니버시티 티쳐스 칼레지’로 직행했다.

일본에서 비행기 고장으로 하루를 머물게 되어 대회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는 한말로 말하여 풍성했다. 흑인, 백인, 홍인, 황인, 큰사람, 작은 사람, 붉은 옷, 노란 옷, 파란 옷,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두가 웃는 얼굴들이다. 23개국에서 3백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회의는 ‘라만’ 수상의 개회선언에 이어 WFB본부 사무총장 ‘상가바시’씨의 5계수지 선창에 이어 말레이시아 불교도 대표의 환영사와 축사가 있었다.

이번 대회의 회장인 타이의 ‘푼’공주는 개회사를 통하여 정치 경제 사회뿐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달리하는 나라나 개인도 이 WFB 대회는 함께 모여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실천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어 우리 朴대통령의 멧세지를 비롯 각국 원수들의 멧세지 낭독이 있었으며 특기한 것은 UN사무총장인 ‘우탄트’씨의 멧세지였다. 이는 전에 별로 없었던 일로 대회에서 크게 환영을 받았다.

그는 멧세지에서 WFB운동과 UN운동이 인류의 행복이란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부처님의 사상을 현실에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바로 그 길이니 먼저 적극적으로 실천하는데 노력하여 주기를 WFB에 당부한다고 하였다. 이어 환영리셉션, 기념촬영, 기념품증정, 강연 및 토의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나는 교육분과위원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불법 즉 생활의 도리’라는 것이었다. 각국의 대표들은 지금 세계의 불교가 한결같이 출가승 중심으로 되어있고 세상에 대하여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숙명적이어서 오히려 사회발전에 저해의 요소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음을 볼 때 이러한 시점에서 하루속히 탈피하기 위하여 ‘불법 즉 생활의 도리’란 주제를 내걸었던 것 같다.

나는 우리 대종사님의 위대하심을 이 대회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지금 세계의 불교지도자들이 모여 불법의 생활화에 대하여 고심하고 역설하고들 있다. 그런데 대종사께선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에 이미 불법의 생활화 대중화 시대화를 하기 위한 원리는 물론이요, 그 방법까지 다 가르쳐 주시었음을 이 대회가 나로 하여금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주니 스스로의 신념과 긍지가 생기는 반면 어깨가 무거워진다. (대회의 토의 결의 사항은 이미 일간신문에 발표되었기 생략한다)


金正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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