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은 독자투고 난 입니다. 교단발전을 위한 건전한 제언, 건의, 시정해야 할 사항을 내용으로 써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실>

(2) 말레이시아
이 나라는 한 말로 말하여 푸른 나라다. 산은 고무나무로 빈땅과 운동장은 진디로 꽉 차있다. 땅은 넓은데 사람이 적다. 따라 미개척 지방이 얼마든지 있다. 푸른 산 푸른 잔디밭에 뛰어 들고 싶다. 몹시 더운 나라다. 갑갑하게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호텔의 안방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에어콘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곳 불교도의 초청을 받아 만찬회에 참석하였다. Selangor Branch라고 불리는 제일 큰  절이다. 사원의 건축 모양들은 더위의 나라이래서 문짝들이 없다. 바람이 바로 통하게 벽을 뚫어 놓기만 하였다. 사원의 음식은 중국 음식 비슷하다. 부처님 앞엔 음식을 차려 놓지 않는다. 꽃과 과일로 차려 놓는다.
이곳 사원에는 와불상(누어있는 부처)이 많다. 수불사에도 차수항진와불묘에도 모셔져 있다. 신자들이 누어있는 불상에게 예배하면 승려는 풀비 같은 것으로 물을 뿌려주며 부작을 준다.
錫蘭廟(석란묘)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곳에 수백 마리의 박쥐가 득실거린다.
巳廟에 들렸다. 뱀을 모시고 있는 사원이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수단인가? 참배인들은 뱀에 달걀을 바친다.
극락사에 들렸다. 중국의 불교 지도자 백성법사의 별장과 같은 절로 규모가 역시 크다. 이곳에선 거북이를 수백 마리 키우고 있었다. 역시 불교의 대중화는 먼 것 같다.
태국 쪽에 있는 페낭을 향해 가는 도중 삼보동사원에 들렸다. 동굴 속에 있는 큰 중국 절이다. 이곳엔 중국계 사원이 많다. 동남아엔 화교의 세력을 무시 못 한다. Malay족이 50% 화교가 37% 인도인이 11%라니 짐작이 간다. 고무생산이 년 837만 톤으로 세계 총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니 퍽 부유한 나라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옅은 검정색의 빛깔을 지닌 얼굴이어서 건강하게 보인다. 아스팔트와 잔디도 농촌 도시할 것 없이 깔려 있어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없어 깨끗하다. 푸른산 푸른들 아름다운 나라다. 이곳엔 우리나라 교포들이 3백여명이나 살고 있다. 말레이시아대학 의과대학에 교포 교수도 7명이 있다. 이 나라에 오면 차이나타운을 보아야 한다. 역시 일본 제품이 판을 친다.
페낭의 상설 해수욕장인 송정에 갔다. 나는 여기서 우리나라에 온 일이 있는 세계적 불교 학자인 가드 박사와 시간을 보냈다. 원불교를 잘 아는 그는 무척 반가와 해주었다. 이곳은 시설이 좋은 깨끗한 나라다.
페낭 주최로 만나링 호텔 옥상에서 베풀어진 만찬회에서 나는 타이의 푼 공주와 환담을 하고 기념사진 촬영도 하였다. 노인이신 푼 공주는 시종 즐거워하셨다. 페낭에서 제일 높은 숭기산도 케불로 올랐다. 이곳은 지방의원 선거가 한참이다. 포스타를 보니 농민생활 개선이란 표어가 압도적이다. 도시와 농촌의 생활수준은 여기도 격차가 심한가 보다. 나는 말레이시아의 저 넓은 땅이 우리에게 주어졌더라면 하는 생각에 잠긴다.
(3)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페낭에서 WFB대회를 마치고 나는 항공편으로 싱가폴에 왔다.
이곳은 말레이반도의 남단에 접하는 작은 섬으로 거의 적도에 위치한다. 옛날 중국과 인도를 왕래하는 선박을 습격하던 해적의 소굴이었던 싱가폴항은 영국이 직할령으로 삼으면서부터(1819년) 동남아시아 무역항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은 영국연방으로 있으면서 중립을 표방하고 자유항으로서의 무역이 성하다.
싱가폴시는 2백만 인구 중 말라야만이 20여만 인도 파키스탄이 13만을 차지하고 그 다음 거의가 중국계로서 수상도 중국계인 이강휘씨가 맡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도 지금 11세대밖에 없으면 대사관도 영사관도 없고 한국진흥공사가 있어 宋관장과 함께 직원 6명이 있을 뿐이다.
싱가폴은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홍콩과 같이 물가에 큰 건물들로 차있다. 또 자유항이기에 세계 어느 나라 상품이고 살 수가 있다.
싱가폴에는 항상 물이라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음료수 일체를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바다 밑으로 묻은 파이프로 통하여 가져오고 있었다. 제2차 대전 때 일본은 말레이시아 본토를 상륙해서 물을 끊어 싱가폴을 점령했다는 이야기가 이 곳 물에 대한 심각성을 실감나게 한다.
이곳은 소비도시요 관광도시다. 요즈음은 공업단지를 만들고 있다. 우리 한국도 이런 기회에 생산공장을 그 곳에 설치하여 국제무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였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 나라에는 대학이 두 개뿐이다. 싱가폴대학과 남양대학이다. 대학들의 규모는 외형은 잘 짜여져 있었다.
이곳엔 불교가 별로 없다. 중국계 사원이 이따금 있었으나 기독교 천주교만 못하다. 중국계 사원의 외모나 형식은 말레이시아와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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