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동포 구호회 설립 취지서

우리 조선에도 자유해방의 날이 왔다. 조선독립의 커다란 외침이 한 번 전하게 되자 근역 삼천리 방방곡곡에 넘쳐흐르는 환희의 물결은 사뭇 그칠 줄을 모르고 뛰놀고 있다.
더구나 우리 단체인으로서 심경을 말한다면 과거 36년 동안 저들의 식민정책하에 갖은 구속과 압박에 신음해 오다가 이제는 우리도 독립이다 자유다 하는 현실을 생각해 볼 때에 황쇄 족쇄로 창창 얽어 놓았던 몸을 일시에 해방한 듯한 기쁨과 감격을 금할 수 없다.
이는 오로지 해외 각지에서 와신상담 희생노력하신 애국지사 제위선배의 가져오신 거룩한 선물로서 우리는 오직 심심경의를 표하는 바이며 해내 동지로서는 마땅히 동심합력하여 일계불란한 태도로 이 건국 위업에 공헌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중앙을 비롯하여 각지의 위원회가 조직되어 치안유지 및 행정감독에 관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目下에 유일한 최급무로는 전재동포원호 문제이니 남에서 일본, 북에서 만주 중국 등지로부터 조수 밀리듯 전재동포가 남부여대하고 피곤함과 굻주림을 견디지 못하여 노지에 즐비하게 쓰러져 있는 참혹한 현상을 볼 때에 목석이 아닌 사람으로서야 어찌 이에 눈물을 없고 감동이 없을 바이랴.
이에서 본회에서는 전제동포원호회를 설립하고 건국위원회와 연락하여 일대 구호운동을 환기코저 하오니 각지 同德은 이에 진심으로 찬동하시와 열력한 성원力助가 있기를 바라서마지 않는 바이다.
을유 9월  일
발행인 유허일, 최병제, 송도성, 황정신행, 박제봉, 성의철, 박창기, 박해운, 성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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