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일생을 통하여 한 벌의 옷만을 걸쳐 입고 살았다. 지팡이 한 개와 괴나리봇짐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몸에 지닌 것이 없었다. 통을 집 삼았으나 알렉산더보다 더 행복하게 인생을 살았다. 그가 대낮에 등불을 들고 참사람을 찾아 아테네 거리를 헤매다닌 뜻은 무엇일까? 어쩌면 우리는 35억에 가까운 인류 속에서 참사람을 찾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객은 많아도 정치가를 구하기 어려운 시대, 교육상인은 많아도 교육가는 적은 시대 자칭 종교인은 많아도 진정한 종교인을 찾기 어려운 시대가 오늘의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 종교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어느 종단의 지도자 한 분이 그 종단을 탈퇴하였다. 그 분은 정화운동의 횃불잡이였고 현대화 작업의 선봉장이었다. 무사안일주의와 문중파벌주의를 떠나 다리 아래서라도 참된 종교인을 양성하며, 그들로 하여금 인간개조, 도의재건, 사회정화운동에 헌신토록 하겠다는 염원이 변함없음을 거듭 강조하였다.
48년간 종단을 이끌어 온 지도자가 디오게네스의 후예가 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한국 종교계의 심각한 고민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국 종교계는 어느 종단을 막론하고 정화되어야 할 현실에 처해있다. 또한 현대화를 통한 진정한 현실참여가 요청되는 것이다. 부패가 현대화일 수 없고 권력에 아부하는 것이 현실 참여는 아닌 것이다. 모름지기 한국의 종교는 반성 참회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정화를 통하여 근본이념을 되찾고, 타락 아닌 현실개선의 성업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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