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친구 김군과 함께 「태양의 아들」이란 영화를 본 일이 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한민족의 지도자이면서 「인간은 대지의 나그네」요 「뿌리를 뻗지 못하는 나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자기 민족의 평화를 위해 젊고 소중한 생명을 아낌없이 바쳤던 것이다.
사실 인간은 나그네일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정처 없는 방랑자가 아니라. 욕심과 애착을 떠나 허허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일 게다. 오직 양심에 바탕한 신념으로 남을 위해 살겠다면 그는 진정 외로운 나그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10월은 1년 중 가장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계절적으로도 수확의 가을이요,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는 여행의 계절이다. 시인이 아니라도 흩날리는 낙엽을 보고 호젓이 시심에 잠기게 되고, 수도인이 아니라도 맑은 하늘을 쳐다보노라면 한없이 청정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또한 개천절, 한글날, 유엔의 날, 을지문덕장군 동상 건립, 국전, 월드컵 쟁탈 축구예선이 모두 우리의 가슴에 많은 생각을 안겨다 준다. 조상의 발자취를 더듬고 민족의 얼을 되새겨 각자의 마음에 보이지 않으나 불멸의 수확을 거두어야겠다.
위정자는 정권욕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진정한 애국심에 불타고 있음을 보여 주어야겠다. 종교인은 위선과 가장된 봉사심에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희생한다는 떳떳한 모습을 나타내야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우리 모두는 욕심과 애착에 얽매이지 않는 「대지의 나그네」임을 확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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