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큰 은혜 입은 길 알아내어
받들어 감사하고 갚아 가는 길

「지은보은」은 사대강령의 둘째 강령입니다.
교전 「사대강령」장을 보면 「지은보은은 우리가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서 은혜 입은 내역을 깊이 느끼고 알아서 그 피은의 도를 체 받아 보은행을 하는 동시에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먼저 모든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자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오늘날 사회의 인심을 살펴본다면 사람들이 은혜 입기는 좋아하되 은혜 주기는 싫어하며, 입은 은혜는 잘 잊어버리되 준 은혜는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은혜 받은 후에 그 은혜를 갚지 아니하면 원망하는 줄은 알지 못하되 은혜를 베푼 후에 갚지 아니하면 원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하여 원망에서 원망을 낳고 은혜에서도 원망을 낳아 배은망덕하는 일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피차가 원망과 배은으로 얽히고 얽혀서 속담에 말하는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의 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 사회와 사회 사이, 국가와 국가 사이, 사상과 사상 사이에 모두 이러한 관계로만 이어간다면, 역사의 방향은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인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모든 힘을 총동원하여 피차간에 총칼을 겨누어 온갖 불행들이 잇달아 쏟아져 나오는 사실들은 모두가 이 지은보은의 윤리정신 결여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 믿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원불교에서는 종래의 윤리 즉 소극적인 인간 중심의 윤리나 어떤 절대자와의 관계설정을 윤리로 규정하려는 의도를 지양하고, 천지 부모 동포 법률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은혜」의 원리로서 보다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내용으로 윤리원칙을 확립시켜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또는 「지은보은의 생활을 하자」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어떠한 물건을 막론하고 좋지 않은 것만을 발견하여 버리기로 하면 한 사람 한 물건도 유익하게 쓰일 곳이 없지마는, 아무리 안 좋은 사람이요 양잿물과 같이 독한 물질이라도 쓸 곳을 발견하고 좋은 것을 가려서 쓰기로 하면 한 사람 한 물건도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유익한 은혜만을 발견하여 활용하는 보은을 한다면, 천지도 부모도 동포도 법률도 물건도 사상도 모두 자비로운 보살로 화현될 것입니다.
<운봉지부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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