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좌선 해 보시죠

세상 만물이 모두 다 경전이다
화를 내려면 교당엔 왜 다니나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때 나는 크리스천 고등학교를 다녔고 아내도 전주 성심여고를 다녔기 때문에 모든 복을 하나님이 주시고 모든 것을 하나님이 창조하셨다고 배웠었다. 그런데 김대근 교무님의 법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법설이었다. 그러나 이 법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어서 더욱 열심히 교전을 읽었다.
 그때 교전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부딪쳤던 법문은 서품 1장의 대종사 대각을 이루시고 말씀하시기를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 없는 도와 인과보응 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 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한 말씀. 교의품 22장에 「삼학공부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나침반과 기관수 같다」는 말씀, 수행품 23장 「현실로 나타나 있는 큰 경전은 알지 못하나니 어찌 답답하지 아니리요」, 「사람이 만일 참된 정신을 가지고 본다면 이 세상 모든 것이 하나도 경전 아님이 없도다」하신 말씀, 인도품 32장에 이틀만 있으면 물이 말라서 죽을 올챙이가 죽을 준비도 하지 않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어찌 올챙이 뿐이리요, 우리 인간도 그러하나니라. 죽음이 언제 나를 찾아올지 모르는 세상을 살면서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 인간이 제일 안타깝다」고 하신 말씀, 인과품 16장에 「모든 사람에게 천만가지 경전을 다 가르치고 천만가지 선을 다 장려하는 것이 급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다」란 말씀, 변의품 14장에 「마음 재계하는 것은 출가 재가가 다를 것이 없나니, 그대의 마음만 깨끗이 재계하고 정성껏 기도를 올리라」하신 말씀, 성리품 26장에 「형상 있는 물건만 소유하려고 허덕이지 말고 형상 없는 허공법계를 소유하는 데에 공을 들이라」고 하신 말씀, 천도품 6장에 「영식은 곧 저 화재보험증서 한 장이 다시 새 건물을 이뤄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이 또한 사람의 영생을 보증하고 있나니라」하신 말씀, 요훈품 41장에 「도가의 명맥은 시설이나 재물에 있지 아니하고, 법의 혜명을 받아 전하는데 있나니라」하신 말씀, 교단품 30장에 「세상의 모든 사물이 작은 데로부터 커진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나니, 그러므로 이소성대는 천리의 원칙이니라」하신 말씀, 「삼학공부를 잘하면 의식주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말씀, 「사람이 죽을 때는 육신과 돈을 내버리고 가는데 영원히 가져가는 마음공부는 하지 않고 돈과 육신을 챙기는 사람이 제일 안타깝다」고 하신 말씀 등이 나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2남 1녀를 두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아들이 말다툼을 하고 있기에 내가 화를 내면서 아이들을 주의를 시키니까 그때 아내(임명혜)가 말하기를 「원불교를 믿으면서 화를 내려면 교당에 다니지 말라」고 하였다. 그때 나는 바로 교무님께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화를 안 나게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교무님은 「새벽에 나오셔서 좌선을 하시지요」라고 대답했다.
 좌선은 넓은 길이요, 아침저녁 심고는 직선 길이며 그것은 곧 진리와 하나가 되는 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원기 71년 7월 1일부터 좌선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새벽 4시 10분 경에 일어나 교당에 가서 1시간 정도 앉아 있는데도 발이 저리고 단전호흡을 하니 목도 마르고 망상을 지우려고 하니 옛날 중ㆍ고교시절, 대학시절의 생각들까지 떠오르곤 했다.
 <오수교당 교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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