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총회를 앞두고 우리 교단은 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좌산 새 종법사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교단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지도층의 개편과 교구자치화 실시에 따른 제도적 개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개혁의 성공에 따라 필연적으로 교화활성화가 이루어지고 결국은 교단이 새롭게 발전해 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막연한 희망사항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단이 거듭나야 하고, 출가 재가가 창립정신을 회복하여 뼈저린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대는 크지만 개편된 지도층은 그전보다 강화된 것으로 보기가 어렵고 출가교무들의 의식도 별 변화가 없다. 또한 국가 사회적인 상황도 교화 활성화가 쉽게 달성될 수 있도록 전개되어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교단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데 기대만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여러 해 동안 교단의 힘을 모아 추진한 창립 2대말 기념성업 같은 큰 사업을 진행하고 나서도 행사에만 그쳤을 뿐 교단발전과 연결시키지 못했던 원인, 교화가 오히려 크게 침체되었던 원인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다시 새롭게 발전해갈 방안을 찾는데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여러 해에 걸친 연구 토의로 교단적 합의를 도출한 3대 설계 특별계획안과 교육 발전 안이 구체화되지 못한 반성도 앞서야 한다.
 물론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출가교무들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창립정신이 갈수록 해이해지고 있다. 교단 운영이 민주화되지 못했다. 권력이 오랫동안 소수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지나치게 출가위주로 교단을 운영하고 재가들의 참여폭이 너무 좁다. 교구 자치화가 되지 못했다. 호남지방 중심(특히 총부)으로 운영되고 영남지방을 너무 소외시켰다 등등  여러 가지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견해들은 체계적이 연구에 의한 논리적 객관적인 검증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단개혁이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고, 교화활성화와 교단발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소태산 대종사 탄생 1백주년 행사 이후 교화가 크게 침체되었던 정확한 원인 분서고가 이를 바탕으로 교화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제시가 교단의 그 어떠한 일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지만 특히 교화연구소는 제1과업으로 삼아야 한다.
 교화연구소는 원기 59년(1974)에 교화부 부설로 설립되었으나, 원기 78년부터는 교정원 소속의 독립연구기관으로 격상되었다. 겸임 소장이외에 3명의 전임이 확보되어 있다.
 교화활성화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서 논의되고 온갖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문제 연구의 주체는 교화연구소가 되어야 한다. 교화연구로서 이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연구소의 사명감과 명예를 걸고 교화침체의 원인분석과 교화활성화의 구체적 실질적 방법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11월 총회를 지난 이후 교화활성화에 교단의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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