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은 교단 80년 사상 가장 큰 변혁의 해가 될 것이다. 새 종법사가 취임했고, 새 교정ㆍ감찰 양원장이 업무를 시작했다. 새 지도체재가 해야할 일이 많다. 새 체제에 대한 기대도 크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만 교단은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새 체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성공적 인사정책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우리 교단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개혁과 중흥도, 교구 자치화의 실시도, 교단화합도, 인사정책에 성공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해마다 인사기가 되면 교정원에서는 인사원칙ㆍ인사방침을 먼저 세워놓고 거기에 맞추어 인사를 결정한다. 인사 때마다 먼저 표방하는 것이 「공의에 의한 공평무사한 인사」이다.
 금년의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크고, 요구 조건도 많다. 몇 가지 기대 조건을 보면 교화 위주ㆍ전문성 위주ㆍ개혁성 위주의 인사, 교정참여에 대한 기회균등의 인사, 기관장급에 남녀평등의 인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인사 결정권자들이 이러한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는 인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교화위주의 인사는 교구자치화 실시의 성패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유능한 인재를 일선교당에 많이 배치시키되, 특히 서울ㆍ부산 교구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재가교도를 활용 할 수 있는 분야에는 교무배치를 억제함과 아울러 현재 봉직하는 교무까지도 일선교당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 일선교당 이외의 기관에는 재가교도 활용을 극대화하고, 교무 배치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전문성 위주의 인사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관은 교화우선 못지 않게 전문성 위주로 인사를 배치하고, 자리 메꾸는 식의 인사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 배치는 오히려 발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교단의 개혁을 위해서 개혁성 위주의 인사는 필연적이다. 또한 사명감과 역량이 있으면서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관장급 인사에 남녀평등 원칙은 인사당국에서 특히 유의해야할 것이다. 현재까지 교단은 여자교무는 주로 일선교당에 남자교무는 주로 기관에 많이 봉직하고 있다. 따라서 기관장급은 여자교무보다 남자교무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기관장급 여자교무 인사를 확대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상과 같은 몇 가지 기대조건을 조금이라도 더 충족시키기 위하여, 자천ㆍ타천 인사제도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인사당국에서 인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결정했다. 공의에 의한 공평무사한 인사가 과연 이루어졌는지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금년에 아직 결정되지 않는 인사에서부터 인사 이동하게 될 자리를 먼저 공개하고, 그 자리에 스스로 지망해 보도록 하고, 추천도 받고, 거기에 인사당국의 복안과 세 가지를 합쳐서 적합한 인사를 결정한다면 현재까지보다는 더 효과적인 인사정책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금년은 이미 시기가 촉박하여 종전 방법대로 할 수밖에 없다면 내년부터라도 자천ㆍ타천 인사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사 당국자의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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