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소태산 대종사의 교(敎)며
대종사의 제자들로 구성된 교단

원불교는 어떠한 종교인가 라는 물음을 자주 듣게 된다. 또 불교와의 관계는 어떠한가라는 물음도 마찬가지다. 묻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 말로 대답하기가 거북한 물음이다. 그에 대한 대답은 분명하지만 우리 원불교는 개교의 역사가 천단하고 사상적 깊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고 또는 개교의 시기가 피압박 민족의 억압 속에 자유로운 표현이 어려웠던 당시의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단 50년 해를 넘어서면서 점차 우리를 정립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원불교는 어떠한 종교인가? 라고 한다면 원불교는 원불교이다. 불교도 아니요 유교도 아니요 기독교도 아니요 천도교도 아닌 교조와 교법과 교단을 달리 하여 독립된 원불교인 것이다. 이 대답은 조금도 어색하게나 미흡한 대답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들 기성종교나 덧붙여 그와 같은 것이라는 구차한 입장을 취하기도 하니 주제성을 잃은 심히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원불교는 원불교인 점을 들어 밝히고자 한다.
첫째 원불교는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교이다. 일곱 살에 발심하여 구도의 많은 역정 끝에 대각을 이루시고 깨치신 진리로써 이 나라와 민족, 온 세계와 인류의 구원을 경륜하시고 스물여덟 해 동안 그 이상을 실현하시려고 심혈을 다 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교인 것이다.
둘째 원불교는 대각하신 일원의 진리를 최고 종지로 하여 신앙과 수행의 두 문을 열어 사은 사요와 삼학 팔조의 교리로써 온 세계를 불은화하고 선법화함으로써 재셍의세의 대이상을 실현한 교이다.
정산종사 법어에서 「원은 만법의 근원이요 만유의 실체이며 불은각이라 그러므로 원불교는 원의 진리를 각하도록 가르치는 교」임을 천명하였다.
이 일원의 진리나 삼학팔조 사은사요의 교리가 설사 과거의 교리와 같은 바가 있다 하더라도 그는 그 당시의 성자들의 깨치신 진리인 것이요 원불교의 교리일 수 없는 것이며 또한 대종사의 깨치시고 설하신 교리는 얼핏 보기에 같은 듯 하면서도 그 뜻을 달리한 원불교의 교리요 대종사의 제생의 이법이며 이 교법을 가르치는 교인 것이다.
셋째 대종사의 깨치심과 그 경륜에 감화를 얻은 많은 대중들이 원위 제자 하여 혹은 출가하고 혹은 재가하여 가르치심을 받들고 제생의세의 대업을 성취하고자 모여든 대중으로써 구성된 교단인 것이다.
오직 원불교의 교리에 의하여 제도 받고자 입참하였고 제중을 발원하여 봉공하고자 그 대열에 참여하였다. 그리하여 교단 70년사를 엮어 이어온 교인 것이다.
이렇듯이 원불교는 대종사의 교요 대종사의 설하신 교법을 가진 교며 대종사의 제자들로 구성된 교단인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자칫하면 주객이 전도되고 본말이 뒤바뀌는 수가 있다. 이는 내 것을 내 것이라 떳떳이 말 못하는 비굴함이요, 내 것을 남의 것보다 얕잡아보는 옹졸함이며 내 것을 남의 것에 억지로 대보는 구차함이요 내 것과 남의 것을 분별 못하는 어리석음일 것이며 내 것을 더욱 키우고 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묵어진 옛 것에 되돌아가고 혹은 시류에 영합하여 비빔밥을 만드는 역사의 죄를 저지르기 쉬움을 더욱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광겁 종성이신 주세성자 소태산 대종사께서 이 시대와 이 땅에 탄생하시고 대 회상을 펴신 대사명과 대과업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 삼세를 통하여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개교하신 원불교의 교리는 원불교의 사상에 근거하여 이해하고 믿고 닦아서 원불교의 바라는 신앙인과 수행인과 도인과 성자가 배출되어야 하며 그들이 받들고 가꾸어서 키워내는 원불교이어야 한다. 만에 일이라도 흔한 금력이나 권력이나 학력이나 술수가 들어 개입한다든지 작동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오로지 원불교는 대종사의 가르치신 일원의 진리를 체득하여 대종사의 끼치신 대업을 받드는 원불교인의 원불교라고 정정당당하게 말해보자.
<총부 순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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