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로 우리는 제55회 대각개교절을 맞는다.

1916년, 원기 원년 3월 26일, 이 날 이른 새벽, 전남 영광 노루목 동산에서 당시 26세이시던 소태산 대종사님께서는 오랜 동안의 구도에 사무친 입정상태에서 깨어나 드디어 대각을 성취하시고, 이어 9인의 제자를 얻어 새 회상인 원불교를 열으셨으니, 이 날은 우리 회상의 가장 큰 명절이요, 우리가 지키는 가장 거룩한 기념일이다.
「먼동이 터 오르는 3월의 이른 아침, 우렁찬 한 소리 새 하늘 열렸어라.」로 시작되는 성가 제35장과 「우리 회상 법고 소리 멀리멀리 울리니, 생사장야 기이 든 잠 놀라 깨도다.」로 시작되는 성가 제36장을 소리높이 합창하며, 이 날 방방곡곡 모든 교당에서는 일제히 장엄한 축제가 거룩하게 거행되고, 이어 한 달 동안의 대각개교 경축기관에 들어가 각가지 경축행사가 교단 각계에서 연달아 개최된다.
특히 금년은 반백년 성업완성의 해라는 점과 70년대의 전개라는 점에서 어떤 획기적 전환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시기이다.
반백년 성업은 이제 마지막 1년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전 교단이 총력전을 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동안 준비가 부족하다느니 계획이 잘 수립되지 않았으니 하고 시비를 벌일 때가 아니다.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머뭇거리지도 말고 힘차게 앞으로만 달려야 할 급박한 시기에 놓여있다.
또한 금년은 대종사님께서 인생의 요도 사은사요와 공부의 요도 삼학팔조의 교리강령을 발표한 지 50년째 되는 해이다.
대산 종법사님께서 반백년 결실의 의미 중에서 법위향상을 강조하신 뜻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모든 인류가 다 쉽게 배우고 익혀서 부처가 되도록 짜주신 것이 대종사님의 교법인 것이다.
다시 우리는 70년의 전개라는 관점에서 개교절의 의미를 찾아보자.
대종사님께서는 생활과 호흡을 같이하는 종교, 대중을 위한 대중의 종교, 시대성에 적응하는 종교라는 기치를 높이 들고, 생활과 신앙의 일치, 산부처의 생생한 모습을 뚜렷이 보여주었던 것이다.
개혁과 혁신과 창조, 때로는 모험과 비약, 이것이 대종사님의 특성이요 원불교의 새로운 이미지였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그러나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용기, 그것이 원불교를 발전시킨 생명력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뜻 깊은 대각개교절을 맞이하면서, 대종사님이 「창립정신」을 되새기면서 세계의 원불교로 발돋움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뜻 깊은 대각개교절과 대각개교 경축기간에 알맹이 있는 행사가 진행되고, 대종사님의 개교정신과 선진님들의 창립정신이 더욱 알뜰히 계승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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