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선원 본관신축에 일천만원 기증한 김명환 주무
말에 앞서 실천하는 행동인
서울에서 「화동침구」경영하고
이익금은 사회사업에 사용

 한마디로 말하여 신문을 싫어하시는 주무님이시다. 김주무님을 인터뷰하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집요하게 벼르었으나 두 번이나 실패하고 말았다.
 동산선원 낙성식날이다. 이날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또 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보니 기자의 마음에도 요란함이 생긴다.
 차라리 저토록 거창한 공덕을 베풀지를 마시든지, 베푸셨으면 인터뷰 명령을 받은 기자의 사정도 아셔서 자리를 내어주시던지 하실 일이지….
 그러다가 용케 본관준공기념 전시회장을 돌아 나오는 김주무를 본관 통로에서 만났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볍게 떨리는 듯한 김주무님의 첫 말씀.
 『제발 신문에 보도하지 마세요.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뭐 거창한 일이나 한 것처럼 절대 보도하지 마세요』
  얼굴이 약간 붉어진 김주무님의 겸양하고 간절한 태도와 말씀에 기자는 그만 머리를 숙이고 말았다. 정말 김주무님의 뜻대로 보도를 삼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편집국장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취재기자인지라 물러설 수가 없다. 총총히 달아나려는 김주무님을 짓궂게 따랐다. 
 『장한 일은 무슨 장한 일입니까. 오늘의 이 낙성식이 장한 행사라면 이 영광은 이미 고인이 된 아버님(시아버지인 이법준씨를 가리킴)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분(부군인 이철원씨를 가리킴)과 김이창 동산선원(교감) 선생님께…』
 김주무님은 금년 2월25일 동산선원 기공식에 참석, 김이창 교감으로부터 선원의 어려운 실정을 듣고 뜻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동산선원을 신축, 천여래 만보살의 터전을 닦아주어야겠다. 이 뜻을 어떻게 하면 이룰까? 우선 기도부터 시작하였다.
 집에 돌아 온 김주무는 2층에 차려놓은 가정의 기도실에서 정성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루 새벽엔 부군인 이철원씨 조용히 묻는다. 『당신 동산선원 기공식 다녀온 이야기 좀 하구료』
 모두를 이야기 하였다. 그 자리에서 부군은 장학사업의 공덕으로 아버님의 은혜를 갚자고 제의하면서 『1천만원이면 되겠소?』 짤막한 한 말씀을 남기고 자리를 일어섰다. 김주무는 부군이 나가고 난 뒤,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뒤 2층의 기도실은 더욱 맑은 기운이 함뿍 찬 가운데 1천만원이 동산선원에 쾌척되어 선원의 본관은 완성을 보았다.
 이후 김주무님은 사업장을 하나 마련하였다. 종로구 안국동 로타리에 「화동침구」가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사회사업을 위해 쓴다는 서원이 철석같다. 돈보다도 교화를 병진하면서 장사도 하겠다고 다짐한다. 눈코 뜰 사이 없이 손님 맞기에 바쁘다고 한다.
 원기 32년 이양은씨(전주교도)의 연원으로 입교한 김명환씨는 현재 종로지부 주무로 알뜰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공중의 일을 하나라도 덜어드리는 일을 하고 싶다』며 『부지런히 공부해야지요. 가정과 교당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짧은 말이나 퍽 의미심장하다.
 김주무님이 가신 뒤 함께 화동침구를 경영하는 백기덕 주무(원평)는 일러준다. 부군 이철원씨의 효심은 지극하기 이를 데 없으며 김주무님은 말에 앞서 항상 실천을 하는 분이라고. 지금 종로 화동에는 어머님과 슬하에 3남3녀가 있다. <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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