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승격과 체제개선 시급
물질적 압력 자체해결 어려워

 18년 동안 야간학교로서 기반을 착실하게 다져온 원광고등공민학교(교장 정성덕)는 이제 그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
 교사들의 혈심어린 무보수 봉사와 가난하기 때문에 정규중학에 진학 못한 학생들과의 눈물겨운 만남은 열심히 가르치고 열심히 배우는 학교란 전통은 세웠다지만 밀어닥치는 물질적인 압력은 자체의 힘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원기40년 익산보화원(당시 원장 송혜환) 내에 원아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했던 이 학교는 원아들뿐 아니라 가난 때문에 진학 못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게 되어 지역 사회에서 아낌을 받는 야간 학교로서의 임무를 다 하여 왔던 것이다.
 그 뒤 익산보화원이 이리보육원에 병합됨과 동시에 교실을 몽땅 잃어버려 갈 곳 없이 허둥대다가 현 동화병원으로 이동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원기52년 중앙 총부 원의회에서 후원회를 조직, 현재의 교사를 눈물겹게 마련하였다. 이때를 회상하는 정교장은 『송원철 후원회장이 아니었고, 여기에 이공주, 정광훈 법사의 알뜰한 보살핌이 없었던들 대지 7백 평 매입과 신축공사(교실 4개)는 생각도 못했을 뿐 아니라 과연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을 것인가도 의심이 간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까지 졸업생 3백60명, 해마다 절반식이 검정고시에 합격, 진학하고 절반이 취업하고 있다는 이 학교는 재학생 중 10%에 해당되는 학생이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이리시 내에 야간중학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로 평판이 나자 학생은 많이 들어오려 하는데 시설이 부족하여 더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니 참으로 딱하기만 하나고 한다.
 여기에 문교정책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중학교가 무시험 진학으로 바뀜에 따라 고등공민학교는 정비하여 중학교로 승격시키든지 아니면 폐교시킬 것이라 하니, 지금의 여건으로 중학교 승격은 언감생심이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 한다.
 지난 9월 동교를 방문한 문동현 중앙교의회 의장은 지금도 교실바닥이 흙으로 되어 있는 현장을 보고 깜짝 놀라며 『총부의 입구에 있는 이 학교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특히 이 학교는 교육의 분야도 분야지만 자선의 분야로도 생각하여 가난 때문에 진학 못하는 불우한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 할 것이다』고 하면서 교실 바닥공사를 금년 중으로 전담하여 끝내겠다고 약속하였다.
 우리 교단의 삼대목표는 교화 ㆍ 교육 ㆍ 자선이다. 총부입구에 자리한 원광고공, 낮에는 일터에서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는 어린 양떼들은 담장도 없는 황폐한 분위기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학교가 당하고 있는 물질적인 압력을 벗어나 정규 중학으로 승격을 해서 명실공이 야간중학이 될 때 지역사회에서는 원불교의 교화 ㆍ 교육 ㆍ 자선이란 삼대활동을 수긍케 될 것이다.
<悟>

(사진기사)
옷이 바뀌었다.
東에서 西로,
古에서 今으로,
上白에서 全黑으로.
새옷은 환한 미소와 함께
벤취에 머물었다.
<원대 원불교학과 여학생(예비교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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