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대하면 맑은 기운이 위로 솟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탁한 기운이 위로 솟아 갑갑한 사람이 있다.
 맑은 기운이 위로 뜨는 사람은 욕심이 담박하고 생각이 고상하다. 탁한 기운이 위로 뜨는 사람은 욕심이 치성하고 생각이 비열하다.
 맑은 기운은 아무것에도 묶여 살지 않아서 걸림이 없는 마음의 흔적이다. 無怨着 無愛着 無貪着이란 걸림 없는 마음의 그림자이다.
 맑은 기운은 평소에 큰 서원을 세우고 그 서원과 합일하기 위하여 육근을 항상 멈추어서 함축하는 가운데 자생하는 기운이다.
 맑은 기운은 생사를 거래로 알아서 생사 없는 영생을 보았으며 死의 공포에서 벗어났다는 신호탄이다.
 욕심에 담박하고 생각이 고상하여 맑은 기운이 위로 솟는 사람을 대종사께서는 하늘사람이라 하였으며 욕심이 치성하고 생각이 비열하여 탁한 기운이 위로 뜨는 사람을 땅사람이라 하였다.
 하늘사람과 땅사람은 평소의 삶에서도 역력히 가리어지나 그 죽음의 현장에선 더욱 뚜렷이 가리어진다.
 결국 인생은 죽음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갖느냐로 귀결된다. 거룩한 죽음은 거룩한 삶의 결과이다. 거룩한 삶이란 중생심에 묶여 살지 않는 삶이요, 생사를 초원한 걸림 없는 삶이다.
 장자의 죽음에 대한 태도도 역시 그의 거룩한 삶을 웅변해 주고 있다. 죽음의 현장에서 제자들이 장사를 성대히 지낼 것을 계획함을 보고 장자는 『나는 하늘과 땅으로 널을 삼고 해와 달로 한 쌍의 구슬로 삼으며 별로써 많은 치레구슬을 삼고 만물로써 제물을 삼으려한다. 나를 장사지낼 기구가 또 어느 것이 모자라느냐?』하며 거창한 장사를 말리었다. 그때 제자들이 『까마귀나 소리개가 선생을 먹을까 두려워서입니다.』고 하니 장자 다시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소리개의 밥이 될 것이요, 땅 밑에 있으면 땅벌레나 개미의 밥이 될 것이  어늘 저것을 빼앗아 이것을 준다니 어찌 그리 편벽하느냐?』하며 나무랐다.
 장자의 이러한 죽음의 태도가 있기까지에는 평소에 얼마나 맑은 기운을 함축하는 데 노력하였을 것인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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