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 서원문 <1>
진리의 전체를 여실히 표현
신앙과 수행의 양면 밝히고

◇머릿말
 소태산대종사께서 28년간 설하신 무량법문을 집대성한 일원상서원문은 시방 삼세를 통하여 짝할 바 없는 거룩한 대법문이다. 그 자구는 비록 306자에 불과하지만, 진리의 전체를 여실히 표현하고 신앙과 수행의 양면을 두루 밝히고, 생활과 일치를 도모하여 내가 곧 일원이 되고 일원이 곧 내가 되도록 하였으니, 마가대법왕이여 앞으로 무량겁을 통하여 무량세계를 정화하고 무량중생을 제도하리니 법의 광명이 어찌 저 천지에 비할 수 있으리오. 스승님들의 법문을 종합하여 주해의 붓을 드니 조문상덕이 될까 두렵다.
(向下長文知不知看看平地 波濤起)
◇大意
1. 대종사님 久遠劫來의 서원이오.
2. 삼세 제불 제성과 일체 수행인의 공동 발원이요.
3. 각자 심불 전에 불과를 얻으려는 지극한 서원이다.
『일원은 언어도단의 入定處이요 유무초월의 生死門인 바』
◇단어해석
「일원」= 우주 만유를 주재하는 궁극적이고 원만한 하나의 진리.
「언어도단의 입정처」= 일원의 현묘하고 심오한 진리는 말과 글로써는 도저히 여실하게 표현할 수 없고, 또한 분별과 사량이 완전히 끊어져서 고요히 定에 든 자리.
「유무초월의 생사문인 바」= 일원의 진리는 이름과 형상이 없기 때문에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일체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 일체만물이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 마치 출입하는 문과 같다고 비유한 것.
◇解義
 일원은 천만가지 법의 으뜸으로서 모든 진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포함한 도덕의 원천이다. 체성에 있어서는 일체의 분별 시비와 선악이 완전히 텅 비어서 언어로서는 가히 말할 수도 없고 형상으로서 가치 그려낼 수도 없는 자리이다. 천지와 만물이 생겨나기 이전이며 한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의 소식이다. 묵묵히 반조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전하고 받은 존재 아닌 존재이지만 어리석은 중생을 가르치기 위한 방편으로 일원이라 이름 짓고 둥그렇게 그려서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과 생활의 이념으로 삼은 것이다.
 이를 아는 사람은 허공에 둥그렇게 떠있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으로, 또는 길을 인도하는 푯말로 여기고 파안미소 할 것이다. 또한 이 한 물건이 있다고 하자니 가히 볼 수도 없으며, 없다고 하자니 눈앞에 역력하여 일상동작에 완연하다. 또는 없는 것으로 볼 때는 우주만유 산하대지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고, 있는 것으로 볼 때는 우주만유 산하대지 사사물물까지 없는 공이 없다. 그러므로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며 이상도 아니요, 현실도 아니며 有도 아니요, 無도 아닌 일체의 한계를 떠난 것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소소영령한 광명이 삼세에 여여하고 시방에 두루 하여, 마음과 물건으로 이상과 현실로 유와 무로 은현자재 하므로 말과 말이 없으나 천만가지 덕을 갊았고 유무를 벗어나 일체를 포섭하였다는 것이다. 요약하여 말한다면, 언어도단의 입정처란 진리의 ㆍ로서 우주만유가 나누어지기 이전이요, 성품의 체로서 한 생각도 일어나기 이전이다. 유무초월의 생사문이란 것은 진리의 用으로서 천지만물의 현실세계요, 성품의 용으로서 한 생각이 이미 일어난 분별세계로 진공묘유의 不二門인 바 진리의 전체요, 성품의 전부인 것이다. 
 그러므로 靜하면 ㆍ가 되고 動하면 用이 되는 것이니, 정하고 동하는 차이는 있을지언정 체와 용이 본래 둘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이러한 진리가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확실히 깨치고 힘써 닦아서 일상생활에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천지 ㆍ 부모 ㆍ 동포 ㆍ 법률의 본원이요』
◇단어해석
「천지」= 형상 없는 하늘과 형상 있는 땅, 우주, 세상
「부모」= 나를 낳아 길러 가르쳐주신 아버지와 어머니.
「동포」= 천지 안에 살고 있는 일체 만물.
「법률」= 천지만물 본래의 주장되는 근원.
◇해의
 우주 만물의 본원은 원래 하나인 것이다. 그 자체는 적적하고 형상이 없어 아무런 낱이 없는 것이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 및 일체현상이 본래 하나의 진리에 근원하였으므로 이를 나눌 수도 차별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일원은 사은의 모체가 되고 사은은 일원의 분화신으로 一卽多 思想 卽現實의 관계이다. 천지는 곧 일원의 진리요 그 실재이며, 부모와 동포는 일원의 한 포태 안에서 한 기운을 이어받아 자라난 한 형체이며, 법률은 일원의 진리 즉 하늘의 도를 본받아서 인간이 행할 도리를 밝힌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주만유가 생성하는 데 있어서 한 이치가 운행하고 있는 한 기운을 이어 받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은 그 근원이 같다는 의미이며, 하나의 하늘을 우러러보고 같은 땅을 밟고 삼라만상이 더불어 있는 것은 그 실례이다. 또는 우리가 살아갈 때에 한 공기를 호흡하여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은 그 증거이다.
 비유해 말하자면, 나무의 줄기와 잎과 가지와 꽃과 열매가 각각 다르나 뿌리에 연결되어 살아가는 하나의 나무인 것과 같으며, 또한 넓은 바다의 천만 파도가 물에 근원하여 움직이는 하나의 바닷물일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인과보응의 신앙문으로 일원의 진리를 사은으로 분류한 것은 사은이 바로 우주만유 생성의 근원이요 죄복을 내려 줄 권능이 있음을 알아서 그에 귀의하여 영원한 세상에 안심입명을 얻자는 것이다. 또는 사은이 일원의 진리에 연원되어 있는 대윤리 도덕임을 알아서 보은감사 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또는 사은의 윤기를 따라 실질적인 복의 터전을 발견하여 현실적으로 복락을 장만하여 진리와 사실이 둘이 아니요, 어느 곳에서나 부처님을 모시고 일마다 불공을 올리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원만한 신앙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諸佛祖師 凡夫衆生의 성품으로』
◇단어해석
「제불」= 부처님과 부처님이 서로 연원을 하고 세상을 이어받은 모든 주세불.
「조사」= 부처님의 법통을 잇고 그 법을 전하는 성자.
「범부」= 보통 인간. 펑범한 사람.
「중생」= 천지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령.
「성품」= 누구나 다 부처님이 될 수 있는 본래의 마음.
◇해의
 일체중생의 성품은 원래 평등한 것이며 그 자체는 고요하고 청정하여 한 티끌도 없는 것이다. 모든 부처님이나 조사들이나 범부 중생의 마음이 다 같아서 누구나 닦으면 부처가 될 수 있는 성질과 요소를 갊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차별이 없고, 어둠도 밝음도 없으며, 혼미함과 깨침도 없어서 일체생력이 다 같이 여여한 부처로 여래의 지혜와 공덕을 갖추었으나 무시이래의 無明習氣로 인하여 모든 차별을 이루었다. 따라서 깨치면 부처요, 어두워지면 중생이라 닦고 닦지 않는 구별이 있을 따름이요, 근본 성품에 있어서는 부처라 더하고 중생이라 덜하며 성인이라 넉넉하고 범부라 모자람이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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