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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탁 노인 찾아 봉사활동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산하에는 종교부가 있다. 교립 대학으로서의 특징을 살려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일찍부터 여타의 일반대학과는 다르게 학생회 조직에 종교부가 신설되었다.
 그동안 총학생회나 총여학생회의 종교부장은 공히 원불교학과 예비교역자들이 맡는 것이 관례화 되어 있었고 학생들의 자치조직의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교내에 원불교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데 줄곧 공헌해 왔다.
 그런데 학생회 종교 부에서는 특징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있다. 원기 72년 발족된 한삶회 활동이 그것이다. 당시 총학생회 종교부장을 맡고 있던 황성학 교우(삼동원 교무)가 종교 부에서 할 수 있는 특징적이면서도 다수의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이리지역에 거주하는 무의탁노인들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발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삶회의 회원은 약 200여명 정도로 총학생회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원불교학과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외형상으로는 총학생회 조직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예비교역자들의 봉사조직이라고 해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공식적인 집계에의 하면 이리시내에 있는 무의탁 노인들은 약 200여 가구쯤 된다고 한다. 하지만 한삶회에서 관리하고 있는 무의탁노인들은 7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학생들의 신분이라서 더 무리한 욕심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에 총부 앞에서 모여 이들을 찾는다. 모이는 회원들이 일정하지는 않지만 한 가구에 2명 정도가 방문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순회를 하기도 한다. 이들이 매주 찾아가는 무의탁노인들은 대부분 환자들이거나 고령이어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다. 이분들 중에는 위암으로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분도 있다.
 회원들이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도 한정적이어서 늘 마음이 아프다. 단순히 일주일에 한번 정도 청소나 빨래 그리고 혼자서 하지 못했던 일이나 생활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 고작인 것이다. 이외에 가을이 되면 많은 양은 아니지만 김장을 준비해 주고 연탄을 사주고 해마다 한번씩 야유회에 모시고 가는 일도 이들의 연중행사이다.
 회원들이 일주일을 단위로 이들을 찾을 때마다 노인들은 자식을 반기는 것 이상으로 그들을 반긴다. 물건이나 돈을 드리려면 오히려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느냐며 호통을 친다. 그냥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들의 정이 더 반가운 것이다. 그래서 때론 다른 곳에서 좋은 음식이 들어오면 이들이 올 때까지 꼭꼭 쌓아두다 변해버리기도 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매년 바뀌는 학생회 조직에 속해 있기 때문에 해마다 새롭게 그들을 인식시켜는 일을 해야하고 일관성 있게 일을 추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주 일요일 고정적으로 시작을 할애하는 학생들이 적은 것도 어려운 점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 비해 회원들은 많은 소득도 얻고 있다.
 한삶회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광덕 종교부장(원불교학과 3년) 의 『활동을 해본 사람고 해보지 않은 사람은 다릅니다. 겨울에도 이불이 없이 사는 사람들을 보지 않고 함께 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지 않습니까. 많은 회원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특히 종교인들로서 정말 까닭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바탕이라 생각합니다.』는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오】
사진>회원들이 무의탁노인을 모시고 마이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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