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태산 대종사 일대기 □

7. 새 도덕의 바람
개간을 끝낸 후 대종사님께서는 이제 모든 사람들에게 바른 길을 가르쳐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온 누리에 전해줄 일꾼이 될 아홉 제자들의 마음을 통일시키고 무아봉공의 희생정신을 갖게 하려고 기도 서원을 명령하였습니다.
 이 기도를 통하여 제자들은 사무여한의 희생정신을 체득했고 혈인의 이적을 나타내어 진리의 감응을 얻었습니다.
원기 5년 8월에 몇몇 제자를 데리고 전북 부안 봉래정사에 들어가시어 더욱 수양의 쌓으시는 한편 삼학 팔조의 원만한 수행 길과 사은사요의 큰 윤리를 중심으로 한 교리강령을 구성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교단창립의 물질적, 정신적 기초 작업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원기 9년에는 마침내 전북 익산군 북일면 신용리에 총부를 정하고 원불교의 출현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로부터 대종사님께서는 살아 활동하는 부처님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생활하는 종교, 살아있는 종교인을 표방하였습니다. 어떠한 작업을 가졌던,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수양하며, 어떠한 곳에서 모슨 일을 하든 불공하는 자세로 일하게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믿고 수행할 수 있는 교리와 제도를 가지고 교화, 교육, 자선, 산업의 일을 추진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사회 상황은 너무나 비참하고 괴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종사님께서는 그러한 상태가 결코 오래 계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제의 혹독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대중들과 더불어 묵묵히 수양하고 일했습니다.
이 땅에 뿌려진 일원진리의 씨앗이 튼튼하게 자라서 그 사랑의 꽃을 모든 인류의 가슴속에 피워야 했습니다. 당시의 사회 상황은 마치 눈보라 치는 추운 겨울처럼 일원진리의 씨앗이 쉽사리 자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혹독한 추위에도 죽지 않은 씨앗은 봄이 오면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 조그마한 씨앗 속에 세계 어디에나 피어날 생명력을 길렀던 것입니다.
일원의 진리를 깨친 지 28년간 대종사님께서는 그 씨앗에 무한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것입니다.
볼 수 있는 눈을 가지지 못하고,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지 못하고, 생각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지 못하고, 느낄 수 있는 가슴을 가지지 못한 무지하고 이해 없는 사람들에게 바른 길을 가르쳐 주기 위해 싸워야 했습니다. 일제의 압제에도 굴하지 않고 모든 난관을 극복해가며 교단 창설에 심혈을 다 쏟았습니다.
대지엔 훈풍이 불지 않고, 하늘에는 별빛이 없는 인간의 가슴엔 사랑이 메말라 버린 우울하고 지루한 20여 년의 긴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대종사님께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인류를 사랑했고 길을 밝혀주셨습니다. 이 세계엔 새 도덕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사은의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우중충하고 절망의 그림자 감돌던 하늘엔 다시 해가 밝아졌습니다. 만 생명들은 은혜로운 바람 속에 삶의 기쁨을 노래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영원토록 어두워지지 않을 일원 진리의 불빛을 대종사님께서는 남겨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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