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유치원
교단 내 유일의 유치원에 자모들 원불교 알고 입교
시설, 경제사정 등으로 존폐문제 심각

 우리 교단의 교육기관을 소개할 때 의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있다고들 한다.
그 유치원이란 지금 전북 정읍지부 내에 있는 「원광유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이 「정읍유치원」이 시설부족과 경제사정 등으로 원아모집에 애로를 느껴 존폐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되었다.
 가정에는 어린이가 있어야 하고 집단에는 청소년을 위한 교육 사업이 있어야 내일에 희망이 있다고 할 것이다. 「어린이 없는 교당은 자녀 없는 가정」이 말은 금년 7월 정읍교구 제1회 어린이지도자 강습 때 내걸은 케치프래이즈였다.
 교단에서 금년 들어 어린이지도자 강습을 계기로 「어린이 학교」개설, 「어린이 노래」작곡 등 어린이 교화에 조용한 시도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유일한 유치원의 존폐문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전 교단적으로 이에 관심을 갖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광유치원이 시작된 것은 지금부터 20넌전인 원기38년 6월. 지금은 교인이 된 이병규씨가 처음 설립했고 초대 원장은 이성신(현 대구 교무)씨가 겸임했다.
 즐거움과 어려움이 교차되는 가운데 어렵게나마 명맥을 이어 온 원광유치원의 20년 역사는 힘겨웠던 교당살림의 생생한 발자취요, 우리교단의 어린이 교화의 첨병이었다고 할 것이다. 총부와 교당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원아들은 노래와 무용 등으로 귀여움을 독차지 하였고 원아들을 뒷받침 해온 자모들이 원불교를 알고 입교하는 등 지역사회 교화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참되고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라자」는 원훈 아래 원아들을 가르치고 보살펴 온 원광유치원은 그 동안 8백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정읍관내에는 원광유치원 외에 성광 ㆍ 중앙 ㆍ 성심 등 3개 유치원이 있으며 그 가운데서 원광유치원은 오랜 전통과 함께 잘 가르치는 유치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정된 지역 내에서 4개의 유치원이 원아모집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보다나은 시설과 환경조성은 원아모집에 앞서 선결문제로 등장되고 있다.
 정읍교당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원광유치원은 나철중 원장과 신현석 보모, 나도성양의 성의와 열성을 자산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원아들은 모두 18명으로 경제적으론 이만저만한 적자운영이 아니다.
 『현 상태로써 교당의 독자적인 운영은 매우 힘들 것 같다』고 말하는 나원장은 『정책적으로 약간의 지원만 보장된다면 종교단체의 이미지를 살리고 또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무료 「어린이 학교」로 전환, 미취학 아동의 취학지도와 취학아동의 학습지도를 실시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4년간 이곳에서 원아들을 보살펴온 신현석 보모는 『원광유치원의 운영이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나 20년의 전통을 지닌 원광유치원을 이대로 그만 둘 수는 없다』면서 아타가운 표정을 짓는다.
 감수성이 빠른 어린이들에게 신앙의 바탕위에 인격형성의 초석을 다져주는 종교 교육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원광유치원 운영을 뒷받침해 온 김대관 교무는 『지금까지는 다소의 무리를 감수해가면서 유치원을 운영해 왔으나 명년 봄 원아모집을 해야 할 것인지 폐원을 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중대한 결심만이 남아있다』 며 심통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김교무는 이따금 낯선 청년들이 찾아와 유치원 출신이었다며 원불교의 문을 두들김을 본다면서 이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겠다는 결의 같은 것을 하는 듯도 했다.
 종교가 보수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봉사활동을 할 때 사회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그러기까지의 고비는 얼마나 험한 고비가 많고 또 많을까. 교단에 하나밖에 없는 원광유치원은 결코 이 고비를 넘겨야 할 텐데…….
 정읍의 뜻있는 교우들은 무론 전국 호법동지들의 알뜰한 충고와 지도와 협조가 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도 고사리 같은 손을 꼽아가며 방학이 끝나고 개원 날만을 기다리는 원아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말 것인가. 교단적인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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