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이기적 ㆍ 전통적 교시 지양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앞서야
정치 ㆍ 경제체제를 좌우하는 월권적 세력도 금물
종교와 복지사회

복지사회와 정부기능
 복지사회의 건설, 복지사회의 구현은 현대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이상실현이며 목표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와 대결하여 결국 승리의 증표를 보여 줄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최고 목표도 바로 이 복지사회의 실현인 것이다. 따라서 복지사회라는 구호는 현대 사회론에서 또는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의 사회에서 많이 외치는 소리다.
 복지사회는 현대 자본주의 국가의 이상적 국가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로스토에 의하면 성숙기에 도달한 자본주의의 성장단계를 의미하고 있으며, 이를 자본주의의 변용 또는 혼합 경제체제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복지사회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의 하나는 정치적 역할이며, 다른 하나는 경제체제에 관한 문제이며, 또 다른 하나는 종교적 역할이라고 본다. 한 국가의 정치적 역할은 경제체제의 확립을 좌우한다. 특히 복지의 증진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는 이를 강력히 실현시키려는 정부의 기능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복지국가란 국가의 활동을 통하여 지역사회가 사회의 모든 성원에 최저한의 건강, 경제적 안정, 문화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을 제공하며, 사회 성원의 능력에 응하여 사회적 문화적 유산을 享受케 하는 책임을 이양 받고 있는 것이다. 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경제체제의 문제는 국가 정부와 관련되었음을 말하였다.
자본주의와 인간상실
 현대사회는 시민의 행복을 위협하며 또한 이를 파괴하려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다. 흔히 생활상의 3대 악으로 지적되는 빈곤, 질병, 범죄 등은 상호 깊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악순환한다. 이것들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원활하지 못한 편의현상이며 사회 환경론에서는 부적응현상이라고도 한다.
 빈곤은 생활상의 불행과 악덕의 병근이 되고 있으며 또한 그 결과로도 되어 악순환 한다. 예를 들면 빈곤은 직접 간접으로 動因이 되어 질병을 유발하고 범죄를 불러 온다. 이와 같은 빈곤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제도적 결함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원인으로 지적된다.
 자본주의 경제사회에 있어서 복지사회건설에 크게 위협을 주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노동자의 노동력이 노동시장에서는 다만 상품으로 취급되어 그 상품의 가격과 임금이 환산되는 것이다. 특히 고도의 기계화 된 생산수단에 의존하는 현대 자본주의의 과정에서는 근로자의 인격이 한갓 생산과정에 놓여진 수단으로 전락된 현상이다. 따라서 인간존중의 정신은 파괴되었다. 이는 완전히 이의 추구 때문에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초래케 한 것이다.
 주체성의 상실, 기계적 인간으로 전락되는 현상, 여기에서 노동자는 근로 과정에서의 보람과 즐거움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을 한말로 노동의 비인간화라고 표현해 본다. 
복지사회와 종교역할
 복지사회는 확실히 정치와 경제와 종교의 여건이 잘 조화될 때 실현된다고 본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비인간화, 정치적 측면에서의 미묘한 폭력을 소리 없이 잘 조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력이 요청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중간층 형성이 문제이다. 중간집단은 부녀자, 청년집단 등 다양하게 지적되지만 그 중에도 가장 바람직한 중간집단은 종교단체이다.
 민주국가, 민주사회에 있어서 종교의 역할은 크다. 시민의식이 이기적으로 집단화 되지 않고 상층하층을 평등하게 고르려는 인간화의 작용은 종교가 담당한 사명에 속한다. 특히 종교는 정치나 경제에 매달리지 않고 정신적으로 최대의 가치를 찾으려고 스스로 체험하며 대중을 교화하려는 점에서 매우 초월적이다. 이와 같은 종교의 사회적 움직임은 민주국가 사회의 복지와 실현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자이다.
 그러나 종교를 위한 종교나 이기적으로 집단화 된 종교나 전통적 교시에 사로잡힌 종교는 결코 현대인을 복지사회로 이끌 수 없다. 종교의 개인적 역할은 내적으로 자기정신의 변화를 통한 올바른 신념의 생활화에 있고 사회적 역할은 적극적인 봉사활동에 있다.
 종교가 세력화하여 한 국가의 정치체제나 경제체제를 좌우하는 월권적이 세력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중세 이전에서 찾아 볼 수 있었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가 인간의 행복을 위한 제도적 방편이며 유통의 수단이라고 한다면 이들의 방편과 수단을 최대한으로 응용하여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실현시키려는 인간의 공동적 목적은 종교가 역할됨에 의해서 성취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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