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명예욕은 가장 큰 것이다. 인간 세상의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자는 출가 수행자들 역시 명예욕은 쉽사리 뿌리치지 못하는 가 보다.
과거 수행승들의 발자취를 보면 부귀영화의 유혹에서 헤어나기에 처절한 노력을 했던 것이다. 어느 수행승의 경우에는 왕이 국사(國師)라는 칭호를 주고 황금 가사(袈裟)까지 하사했으나, 세속의 욕심을 뿌리치기 위해 출가한 수행자에게 국사라는 명예와 황금 가사라는 상품이 당치도 않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표연히 사라져 버리기도 했던 것이다.
수행자들에겐 세속의 그 관료주의적 계급제도가 우습기만 한 것이다. 왕이며 정승이란 계급이 수행자들에겐 먼저 한 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참된 수행자란 스스로 도를 깨치지 못함을 걱정할지언정 부귀 권세 얻지 못함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과장님, 부장님, 원장님이란 칭호는 세속적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나 좋아할 명칭들이다. 이러한 명칭을 부르기 좋아하거나 듣기 좋아하는 사람이란 차라리 세상의 벼슬길을 추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교무란 명칭도 마찬가지다. 교무란 남을 가르치기에 힘쓰는 사람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가르치기에 힘쓰는 사람이다. 그런다면 교무라는 이름이 어디가 부족해서 다시 교감이란 말이 필요한가. 거기다가 1급 교역자니 2급 교역자니 5급 교역자니 하는 말은 또 무엇인가. 교역자를 5급 공무원 2급 공무원 1급 공무원 하는 식으로 말한다면 이야말로 신성한 교역자를 모독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교단에 그 관료적인 호칭이 없어지고 오직 참 수행인, 스스로 빈도라 겸손하는 구도자들로 가득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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