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유심조

대방광불화엄경에 「약인욕료지(若人欲了知)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구절이 있다.
불교의 심오한 진리와 팔만장경으로 설한 교리를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일체유심조」란 어귀는 여러 가지 다목적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 요약하여 불교의 근원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불즉시심(佛卽是心)이라는 것은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는 것이니, 우리가 한 마음을 조촐하고 청정하게 가져 자성의 본래 성품을 깨달으면 바로 부처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마음은 경계에 따라서 정신의 의식 세계를 이루고, 또는 사유 작용하는 사량심으로도 나타나며, 또 사물을 인식하여 나타나는 분별심이며 또는 불생불멸하는 마음으로 진여의 참 마음을 말하기도 한다.
우주의 삼라만상에 나투는 모든 현상은 마음의 작용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자업자득,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받는다든가 선과 악의 지음과 받음이 각자의 마음의 조화에 따라 시비이해와 길흉화복과 희로애락으로 나타난다.
인간이 선과 악을 짓게 되는 근본은 오직 한 마음에 달려있다. 능히 마음이 악하면 행동도 악하고 능히 마음이 선하면 행동도 선하다. 마음이 선하면 행동도 선하다. 마음이 깨끗하면 온 세상이 청정하고 마음에 대가 끼어 잡념이 일면 온 세상이 추하고 바로 보이지 않는다.
올바른 마음으로 선업을 지으면 선과를 받게 되고 불의와 탐욕으로 악업을 지으면 악과를 받게 된다. 보시를 하여 나을 도우면 복을 받게 되고 지식을 많이 쌓고 닦으면 궁극에 가서 반야지(般若智)를 얻게 된다.
진리는 소소영령 하여 추호도 틀림이 없으니 우리가 마음의 짓는 바를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간순간에 우리의 일상생황에 반조되고 형상으로 나타나서 번뇌와 고통을 주고 희열과 만족을 주기 때문에 마음을 사용함과 지음에 있어 조금도 어긋남이 없어야 되겠다.
이 일체유심조에는 모든 일은 오로지 자신의 마음으로 말미암아 지어지니 이 이치를 확연히 깨달아 이 마음을 청정히 하여 잘 관(觀)하고 또 각(覺)하고 또 행(行)하는 공부로 일생의 과업으로 삼고 꾸준히 노력하면 원만한 용심이 될 것 같다.
일체유심조의 가장 좋은 예로는 신라 때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도를 구하기 위하여 당나라로 가던 중 밤중에 해골에 고인 물을 맛있게 마시고 새벽에 이를 확인 구토를 하다 도를 얻었지 아니한가.
「마음이 없으면 삼계가 마음뿐이라 하셨으니 어찌 나를 속였으랴.」하고는 당나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신라에 돌아와 불교의 참 진리를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에 일어나면 한 생각아 일어나고 마음이 없으면 한 생각도 없고 깨달을 바도 지을 바도 없으니 무엇을 더 말하랴 다만 무애행이 있을 뿐이구나!

□ 화곡 교도 회장
□ 건국대 교수(법박)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